기은 복수 노조 설립, 현 노조에 대한 불만 임계치 신호현 노조, 1600만원 지급·중식대 비과세 등 공약 불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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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인 총파업으로 금융권 투쟁 동력을 한껏 끌어올린 IBK기업은행이 정작 내부 분열로 파열음을 키우고 있다.

    기은 노조의 선거 공약인 2024년 12월 안에 1600만원 조합원에 지급, 중식대 경정청구 12월 내 지급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내부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현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지면서 결국 이에 반발한 새 노동조합까지 탄생했다. 

    노사가 임금차별, 수당체불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복수 노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최근 새 노조인 ‘IBK바른노동조합’이 들어섰다. 기존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기은 노조가 하나 더 추가돼 ‘복수 노조’ 체제가 된다는 의미다.

    새 노조는 최근 서울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증을 접수했으며, 이번 주 중 신고증을 교부받을 예정이다. 현재 새 노조는 가입 조합원만 500명에 이르며 이달 말까지 조합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 복수 노조 중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기업은행 기존 노조 전체 조합원은 8800명 규모다.

    강조원 기은 새 노조위원장은 “지난주 금요일 오후부터 공개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했는데 이틀새 500명이 넘는 조합원이 노조 가입 신청을 냈고, 현재도 신청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낮은 임금과 복지로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노조가 되겠다”고 했다. 

    새 노조가 탄생한 배경은 현 노조의 공약 불이행이 주요했다. 

    류장희 노조위원장 측 현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초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 △2024년 12월 안에 1600만원 현금성 보상 조합원에 지급 △중식대 경정청구 12월 내 지급 △특별성과급 도입 및 수당 증액·신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런 기대에 힘입어 18대 노조로 당선됐다.

    그러나 주요 공약들은 현재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1600만원은 지급되지 않았고, 국세청이 기업은행 현 노조의 2018~2022년까지의 5년대 중식대 비과세 경정청구를 거부하면서 조합원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강조원 새 노조 위원장은 “현 노조에 대한 재신임 투표 등 다른 방안이 마땅치 않아 최후 수단으로 복수 노조 설립에 나서게 됐다”면서 “앞으로 공정한 임금과 투명한 운영을 목표로 조합원을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새 노조는 △사내근로복지기금(2000억원)을 활용한 복지(건겅검진‧중식대 지원 등) 확대 △기관경영평가 시 업적성과급 지급률 상향(최대 400%까지) △대기업‧금융회사 제휴 혜택 강화 등을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창립 이후 최근 첫 총파업을 단행했고, 임금과 단체 협상이 장기화하며 노사뿐 아니라 노노 갈등까지 심화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여기에 금융사고와 통상임금 소송 리스크를 비롯해 사회적 공감대마저 얻지 못하는 겹악재 시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위기감이 커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