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이사회 … 의장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전영현 DS부문장, 신규 선임 … 반도체 전문가 영입도검찰 상고에 이 회장 등기이사 좌절 … 리더십 강화 절실
  • ▲ 항소심 재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항소심 재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가 정기 주주총회를 한 달 앞두고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 위기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는 또 다시 멀어졌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할 신규 사내·사외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논의했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선임된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에서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까지 겸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선봉장을 맡고 있다. 부문장으로 올라선 지난해부터 현재까진 미등기임원으로 있었다.

    기존 사내이사 3인 중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이사회에 남고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임기만료로 이사회를 떠난다. 노 사장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이번 주총에서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6명 중에선 현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이사장과 김준성 CIO의 임기가 만료된다. 김 이사장이 한 차례 연임을 포함해 6년 임기를 채워 사외이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 CIO는 연임이 유력하다.

    여기에 반도체, AI(인공지능) 분야 전문가가 새로운 사외이사로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3인의 사내이사와 6인의 사외이사 체제 속에서 상대적으로 반도체와 AI 등 핵심 사업분야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점이 삼성전자 이사회의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돼온만큼 이번에 사내외에서 추가적으로 이사진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사내에 반도체 전문가들이 많은만큼 DS부문 기술 전문가들이 새로운 사내이사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와 남석우 파운드리사업부 CTO(사장)가 새로운 후보로 거론된다.

    이재용 회장이 이번에도 등기이사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회장은 이달 초 항소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고 내달 주총에서 다시 사내이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앞선 1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데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가 강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검찰이 2심 결과 이후 곧바로 대법원 항소를 결정하면서 이 회장과 삼성 측이 등기이사 복귀 시점을 또 다시 뒤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적어도 2년 가량이 더 걸릴 것을 감안해 사법리스크 없이 완전히 등기이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복귀를 순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선 현재처럼 삼성이 유례없는 위기상황을 마주한 현실에 이 회장이 결국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또 한번 책임경영 기회를 잡지못한다는 점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삼성은 AI반도체 시장 필수품인 HBM 개발에서 경쟁사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범용 메모리 시장 공습으로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수십년간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정도로 최신 기술력 확보에도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아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