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서비스 경쟁 본격화 …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격전 예고쿠팡·SSG닷컴, 전국 배송망 확대 … 명품·화장품 강화로 차별화알리·테무 성장 속 업계 긴장 … 작년 결제 금액만 4조 돌파
  • ▲ 쿠팡 물류센터. ⓒ쿠팡
    ▲ 쿠팡 물류센터. ⓒ쿠팡
    연초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물류 투자 확대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충청북도 제천에 풀필먼트센터를 착공한다. 제천 3산단 내 10만여㎡ 규모 부지에 건축물 두 동을 짓고 기반 시설을 조성하며 총투자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관리 및 작업자 동선 최적화 시스템, 친환경 포장 설비 등을 갖출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발표한 3년간 3조원 이상 투입 계획의 일환으로 당일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는 2027년까지 도서·산간 지역까지 로켓배송을 도입해 사실상 전 국민이 익일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쿠팡은 "3년 뒤에는 한반도 최남단까지 전국 5000만 인구가 주문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로 배송받는 시대가 열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SSG닷컴은 물류 체계를 개편하고 지방권 새벽배송과 트레이더스 당일 배송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배송 커버리지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부산 지역까지 새벽배송을 도입해, 부산 거주 고객은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새벽배송 지역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5일부터 25일까지 충청권을 포함한 신규 권역의 새벽배송 매출은 직전 월 동기 대비 80% 증가했고 새벽배송 전체 매출도 20% 늘었다. SSG닷컴은 향후 새벽배송 수요가 높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중 대구에서도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배송 서비스 강화와 함께 상품군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장품부터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특히 명품 부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명품 시장은 경기 변동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국내 21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이 12.1%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컬리는 최근 뷰티컬리에 프랑스 대표 브랜드 에르메스 퍼퓸&뷰티를 입점시키는 등, 럭셔리 브랜드 유치와 단독 상품 출시를 통해 브랜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컬리의 미래 성장 동력인 뷰티컬리는 지난해 보다 40% 성장했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특화 전문관(버티컬) 사업을 확대해 흑자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명품 특화 매장 럭셔리 쇼룸을 오픈한 이후 에트로, 스카로쏘, 아르마니 시계 등을 공식 입점시키며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 ▲ 테무
    ▲ 테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 불황 속에서 가격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알리와 테무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할인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고객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C커머스 업체들은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결제한 금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4조20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기준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각각 912만명과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에 이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오픈마켓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갔는데 테무까지 직진출을 결정해 업계의 우려가 크다"며 "이제 시장에서 C커머스 사업체들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안착하면서 위험요인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