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이부섭 회장 25일 별세2세 준규·준혁 형제 경영 구도지분율 차남 유리해 … 분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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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동진쎄미켐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이 별세하면서 2세인 경영 체제가 어떻게 꾸려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회장이 지주사와 동진쎄미켐의 보유 지분을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속 지분 향방을 두고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진 차남인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이사 부회장이 후계 구도에서 승기를 잡으며 우세한 위치를 점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진쎄미켐은 이부섭·이준혁 공동 대표 체제에서 이준혁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창업주인 이 회장이 25일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차남인 이 대표가 단독 대표로 올랐다.이 회장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 한 소부장 1세대로 꼽힌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의 핵심 소재인데, 노광 작업을 거치기 전 웨어퍼에 포토레지스트를 도포하면 회로 패턴을 밑바탕으로 만들 수 있다.이 회장은 1989년 이 포토레지스트를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했고, 최근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하는 한편, 차세대 반도체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극 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에도 착수한 바 있다.이 회장 별세로 동진쎄미켐은 2세 경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우선 차남인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가 후계자 경쟁에선 우세하다. 동진쎄미켐 지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지주사인 동진홀딩스가 지분 32.49%, 동진장학연구재단이 3.66%, 명부산업 1.23% 등으로 나뉘어 있다. -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삼성전자
이준혁 대표는 동진쎄미켐 지분을 직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주사인 동진홀딩스의 지분 17.77%, 명부산업 80.04%, 미세테크 52%를 보유해 간접적으로 지배한다. 동진홀딩스가 동진쎄미켐을 지배하고, 이 대표의 개인회사인 명부산업과 미세테크는 각각 지주사와 사업회사에 지분 일부를 취득해 3대, 4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형태다.다만 장남인 이준규 부회장 또한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 여지가 남아있다. 이 부회장은 발포제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동진쎄미켐 주식이 하락하자 총 39만6000주를 매집해 지배력을 확대한 바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동진홀딩스 지분 3.22%, 동진쎄미켐 지분 0.43%를 별도로 소유하고 있다.이에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동진홀딩스 지분(55.72%)이 승계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인 장명옥 여사도 동진쎄미켐에 지분 1.30%을 보유하고 있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동진쎄미켐 형제는 이미 오래 전, 이 대표가 각자 대표에 오르면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승계 구도가 결정 났기 때문에 형제 간 사이가 나쁘지 않은 편으로 안다"며 "발포제 사업을 분사해 관계 회사로 발전하는 등 공생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