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재확인 시키며 블랙웰 건재 입증HBM 주도권 쥔 SK하이닉스 성장 전망 밝아저비용 AI 모델 힘 입어 구형 모델도 각광중국向 HBM 공급 비중 높은 삼성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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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미국 산타클라라 본사 전경 ⓒ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실적발표에서 AI 거품론을 불식시키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힘을 받게 됐다. 중국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 투자에 불을 지펴 엔비디아 고성능 AI 가속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던 전망이 오히려 저사양부터 고사양까지 AI 산업 전반과 여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확신도 커졌다.2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회계연도 기준 2025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393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인했다. 무엇보다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이 선전하면서 엔비디아의 AI 세계가 여전히 굳건했고 앞으로도 고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블랙웰 매출 증가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CSP) 사업자들이 꾸준히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블랙웰이라는 강력한 AI 가속기를 사용해 데이터센터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고 엔비디아가 AI 생태계를 주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최근 중국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저비용 AI 모델을 선보이면서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는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용 인프라 투자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나는 우려가 있었지만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으로 이 같은 우려가 불식됐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더구나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있지만 여기서도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여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도 제시됐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 그록3, 딥시크 같은 AI 모델은 더 많이 생각할수록 더 똑똑한 답을 얻을 수 있어 향후 추론 모델이 100배 더 많은 컴퓨팅을 소비할 수 있다"며 결국은 블랙웰 같은 고성능 AI 가속기 수요는 더 급증할 것이라 강조했다.탈엔비디아 흐름 속에 성장하고 있는 주문형 반도체(ASIC)도 학습보다는 추론에 무게를 두는 큰 흐름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라는데도 자신감을 드러냈다.이처럼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생태계가 아직은 굳건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받으면서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아직은 엔비디아 중심 세계관에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블랙웰에 탑재되는 HBM을 주력으로 공급하는 곳으로 엔비디아 블랙웰의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는 현 상황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 외에도 최근 ASIC 개발을 위해 다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SK하이닉스의 HBM과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받기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은 엔비디아라는 핵심 고객과 명운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딥시크가 촉발한 저비용 AI 모델 투자 붐으로 중국향 AI 가속기 수요가 몰려든다는 점은 삼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딥시크가 출시되기 전에만 해도 엔비디아의 미국의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저사양으로 제작한 중국향 AI 가속기 'H20' 모델이 실제 수요가 클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이번 실적을 통해 잠재력 높은 수요라는 점이 확인됐다.엔비디아 HBM 공급에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던 삼성이 올해부턴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전해진다. 엔비디아의 중국향 AI칩에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늘리고 엔비디아와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