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227억 영업이익→811억 영업손실 정정공시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이끌 새 대표 전승호 영입스페이스웍스, 현대차·기아가 지분 11% 사들여
  • ▲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코오롱
    ▲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코오롱
    지난해 첫 사내이사에 오른 코오롱 이규호 부회장이 첫 성적표에서 영업손실의 '쓴 맛'을 봤다. 승계를 위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지만 주요 계열사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화학, 건설 등의 불황이 길어지자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제약·바이오 분야와 방산 복합소재사업 재편으로 탄생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 코오롱, 영업손실 811억원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은 지난해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당초 227억원 흑자로 예상됐던 실적이 외부감사 과정에서 재분류되면서 최종적으로 811억원 적자로 정정됐다.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자산 일부가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손익이 영업외수익에서 지분법 손익으로 재분류된 결과다. 

    이에 코오롱 측은 "회계법인과 협의 하에 장부상 기재 변경이 이뤄진 것이지 공시법 위반 같은 사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오롱의 영업손실은 그룹 전반의 실적 악화에서 비롯됐다.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45억 원으로 1년 전(1997억 원)보다 17.6% 감소했다. 매출액은 4조843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28% 늘었다. 

    화학 부문 호조로 매출이 늘었으나 핵심 생산 품목인 아라미드 생산시설 정기보수 등으로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은 쪼그라들었다. 아라미드는 내열성이 높고 가벼워 '수퍼섬유'로 불린다. 

    건설부문을 담당하는 코오롱글로벌의 실적 부진도 그룹에 부담이 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2조90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9% 성장했다. 하지만 건설 원가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486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 ▲ (오른쪽부터)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 안상현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대표이사,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사장),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 부문 부사장이 지난달 3일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기아
    ▲ (오른쪽부터)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 안상현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대표이사,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사장),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 부문 부사장이 지난달 3일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기아
    ◆ 코오롱티슈진·스페이스웍스에 기대감  

    이 부회장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바이오 분야와 모빌리티 복합 소재 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우선 코오롱그룹은 제약·바이오 강화를 위해 코오롱티슈진 대표로 전승호 전 대웅제약 대표를 영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그룹내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 막바지 단계인 인보사가 상업화에 성공하면 미국내 연간 매출액만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3년 내 허가가 이뤄져 매출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항공, 방산 계열사와 복합소재사업 조직개편으로 탄생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현대차·기아와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식에 참석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현대차·기아와 손잡고 수소저장 용기 소재 및 배터리 커버 성능 개발 등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협약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주식 6.59%, 4.4% 취득했다. 매입대금은 각각 1200억원과 800억원으로 총 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의 높은 소재 기술력과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 모빌리티 역량이 합쳐져 국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 밝혔다. 

    한편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그룹의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증손자이자,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가(家) 4세다.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웅열 명예회장은 아들이 경영 능력을 물려 받지 못하면 주식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그룹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주식은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 코오롱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9.74%를 보유한 이웅렬 명예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