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흑자 전환 동시에 214원 배당 2023년부터 전기요금 인상 등 영향 밸류업 취지 무색, 총부채 20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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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의 배당 잔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룬 것에 대한 '밸류업'이라는 의미가 담겼지만 독점 기업이 요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번 돈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방식이어서 논란이 커진다. 가뜩이나 부채는 2조7000억원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전년보다 2조7310억원 증가한 205조1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로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시가총액(41조1000억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43조원대의 누적 영업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로 일부 축소됐지만 2021년 이후 누적 영업 적자는 여전히 34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 시가총액(33조7000억원)과 비슷하다.

    심각한 재무 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본격화했다. 흑자에도 부채가 늘어난 것은 이미 막대한 규모로 불어난 빚의 영향이 크다. 연간 4조원대 이자 부담으로 재무 위기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조3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하며 주당 214원 배당을 결정했다. 밸류업의 취지가 담긴 것이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독점 기업이 가격을 올려 쉽게 번 돈으로 배당 잔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전이 4년 만에 '적자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핵심 근거는 전기 요금 인상으로 좁혀진다. 2023년부터 이어온 4차례 요금 조정으로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 대비 7.2%(5조 9350억 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재무 위기에 따른 3년간의 장기간 무배당 시기에도 한전을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에 대해 작은 규모지만 이익을 환원하는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했다"며 "이번 배당은 전력망 확충 등에 필요한 필수 투자 재원을 고려한 최소 수준의 배당"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