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금융채권 6000억 규모…개인 투자자 불안감금감원, 홈플러스 단기물 개인 판매 현황 전수조사 개시과거 불완전판매·CP사기 등 사례 재조명…"法다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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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지난 6일 잇따른 협력사 이탈로 영업 중단 고비를 맞았다가 대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회사채 등 관련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은 각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 회사채, 전자단기사채(STB),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물을 개인에게 판매한 금액을 오는 12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6000억 원 규모다. 이 중 국내 주요 증권사 중 하나인 하나증권이 리테일 창구에서 홈플러스 관련 단기물이 2000억 원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대부분 물량이 일반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판매된 것으로 추정돼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불완전판매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반면 증권업계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MBK파트너스에 당한 피해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라임 사태 등을 거쳐 요즘 같은 분위기에 우리가 부실 판매할 일이 있겠나. 여러모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다소 억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금감원은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하고 기업회생 신청 직전인 지난달 25일 운영자금 등 조달 목적으로 증권사를 통해 CP와 전단채를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현행법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과거 비슷한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과 장남인 구본상 현 LIG그룹 회장,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지난 2011년 LIG건설의 회생절차 신청 열흘 전까지 약 2151억 원 상당의 CP를 발행해 사기 혐의로 처벌받았다.2013년에는 현재현 당시 동양그룹 회장이 부도 위험성을 숨기고 동양증권을 통해 약 1조3000억 원 상당의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4만여 명에게 피해를 안긴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일부 증권사는 홈플러스를 상대로 형사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 ABSTB 주관사로 리테일 창구 역할을 한 신영증권은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사태 직전 단기물을 개인 및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한 행위는 사기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형사 고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어 일부 강경 대응을 요청하는 기관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능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홈플러스가 자사의 CP 또는 ABTBS와 같은 증권이 리테일 판매된지 몰랐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