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미국 수출 1위 캐나다에 50% 예고 후 말 바꿔반사이익 기대감 깨져 … 韓 철강 1.2조 타격
  • ▲ 트럼프 대통령ⓒ연합
    ▲ 트럼프 대통령ⓒ연합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국내 철강 업계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50%를 더 이상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튿날인 12일부터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은 캐나다의 경우 예외적으로 2배 높은 50%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캐나다의 허술한 국경으로 인해 미국으로 마약이 유입되고 있다는 정치적 이유였다. 

    하지만 50% 관세 적용 하루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손바닥 뒤집 듯 정책을 철회하게 됐다. 

    캐나다산 철강 제품이 50% 관세를 맞을 경우 비교적 낮은 25% 관세를 적용받는 한국산 철강 제품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나, 시나리오가 깨지게 됐다.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 71억4000만 달러 수출했다. 이는 미국의 총 철강 수입액 중 23%에 육박한다. 

    한편 한국은 미국에 철강을 네 번째로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같은기간 29억 달러를 수출해 9%를 차지했다.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다. 캐나다는 지난해 미국에 알루미늄 94억2000만 달러를 수출해 미국 전체 수입량의 54%를 담당했다. 

    한국은 같은기간 미국에 알루미늄 7억8000만 달러를 수출해 4%를 차지했다.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이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한국산 제품이 빈자리를 파고들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어렵게 됐다. 

    트럼프의 25% 관세로 국내 철강 업계는 1조원이 넘는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25% 관세로 국내 철강 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대 8억9000만 달러(지난해 연평균 환율 적용 기준 1조2000억원)다.

    다만 일각에선 25% 관세도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 ▲ 철강ⓒ현대제철
    ▲ 철강ⓒ현대제철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오토바이와 청바지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결국 미국이 유럽산 철강에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일정 할당량을 초과하는 유럽산 철강 제품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절충안이 마련됐다.

    한국도 당시 협상을 거쳐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의 70% 수준인 263만톤까지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았고, 이 체계는 지금껏 유지돼왔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가 해소돼야 수출 전략을 짤 수 있다"며 "25%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수출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