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C 2025 개막 … 젠슨황, 루빈 공개 주목6세대 HBM 'HBM4' 8개 탑재 … 울트라엔 12개SK하이닉스, 수율 70% 확보 … 10월 양산 채비삼성, 개발 시계 앞당겨 … 역전 시나리오 쓴다
-
- ▲ 지난해 GTC2024에서 기조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의 AI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가 개막하면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공개에 메모리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거 대비 출시 시점을 6개월 가량 앞당길 것으로 보이는 루빈이 공개되면 여기에 탑재되는 6세대 HBM인 'HBM4' 시대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부터 21일(미국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세계 최대 AI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5'를 연다.이 중 메모리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행사는 콘퍼런스 둘째날인 18일에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GPU 시리즈인 '루빈'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엔비디아는 앞서 지난해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루빈을 최초 공개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앞선 모델인 '블랙웰'이 제대로 양산되기도 전이었는데, 기존에 1년 주기로 내놓던 신제품 출시 주기를 6개월로 앞당기면서 첫 선을 보이는 제품이 루빈이 될 것이란 점을 알리기 위해 일찌감치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당시 황 CEO가 밝힌 루빈의 양산 시점은 내년이다. 루빈은 TSMC의 3나노미터(nm) 공정에서 생산되는데, 이를 위해 TSMC가 올해 말까지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높인다고 알려지면서 엔비디아가 차기작인 루빈에 얼마만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지를 가늠케 했다.메모리업계에선 루빈이 '메모리 하마'로 불릴 정도로 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하는 상징적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루빈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8개 탑재될 예정이고 오는 2027년 출시될 루빈 울트라 버전에는 12개의 HBM4가 들어간다.루빈이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와 ARM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 NV링크6, CX9 슈퍼NIC 등을 탑재하고 고급 네트워킹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HBM4를 비롯한 메모리 용량 확대는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
-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전시 이미지 ⓒ뉴데일리DB
엔비디아가 루빈 출시를 앞당기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들의 HBM4 개발, 양산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당초 내년 HBM4 양산을 목표로 잡았던 메모리사들은 이미 지난해 6월 엔비디아가 루빈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예정했던 개발과 양산 로드맵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향으로 수정했다.우선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고 HBM4에 대해서도 황 CEO의 특별 주문을 받은 상황이라 개발과 양산 속도를 최대치로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최태원 SK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 요청해와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는데, 이후 SK하이닉스 HBM4 개발 속도가 현저하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업계에서는 현재 SK하이닉스가 HBM4 12단 테스트에서 상당 수준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양산 가능 단계의 테스트 수율을 확보한데 이어 올 하반기 10월께 본격 양산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율을 빠르게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HBM4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특히 HBM4에 10나노미터 5세대 D램인 'D1b'를 적용하는데 이 기술에서 이미 안정적인 성능과 수율이 확보돼 경쟁사 대비 빠르게 수율 개선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HBM3E 경쟁에서 뒤쳐졌던 삼성도 HBM4에 승부수를 걸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당초 삼성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HBM4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는데 엔비디아 루빈의 출시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내부적으로 양산 시점을 6개월 가량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다시 잡았다.삼성도 올 상반기 내에는 HBM4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위한 전 단계인 PRA(생산준비승인)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삼성은 SK하이닉스와 달리 10나노 6세대 D램인 'D1c'를 HBM4에 적용하고 있어 이 코어다이 단계에서부터 안정적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