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I&C 등 이재명 테마주 2거래일 연속 상한가작년 시장경보 조치 건 중 정치테마주가 32% 차지탄핵 정국에 정치테마주 변동성 극심…"투자 유의"
  • ▲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정치 테마주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정치테마주가 실적과 무관하게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형지I&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4% 치솟은 1250원에, 형지글로벌 주가는 전일 대비 30.00% 급등한 3640원에 장을 마쳤다. 

    이 외에 오리엔트정공(20.78%), 오리엔트바이오(17.78%), 형지엘리트(16.48), 동신건설(7.89%) 등 이재명 대표 테마로 묶이는 종목들은 줄줄이 급등했다. 

    이는 지난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여파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야권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는 정반대 양상이다. 김동연 테마주로 분류되는 PN풍년(-11.02%)과 SG글로벌(-7.96%)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하락 마감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인인 대상홀딩스(16.22%), 대상홀딩스우(7.23%)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유력 주자와의 학연·지연에 기댄 채 실체가 불분명한 '옷깃만 스쳐도 인연'식 인맥주들은 해당 정치인의 운명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나 정치 테마주 열풍에 올라탄 종목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가도 급등하면 단타로 수익만 내면 그만이라는 투기적 인식이 만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시장경보 및 시황급변 조회공시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경보 지정이 총 2756건으로 전년 대비 113건(4%) 증가했다. 주요 테마에 대한 시장경보는 868건(32%) 지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정치인(186건, 21%)이 가장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정치 테마주들의 운명을 보더라도 그 끝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직전까지 올랐던 정치테마주는 선고 이후 이벤트 소멸에 대거 급락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인 DRS은 탄핵 심판 선고일 직전 한 달간 55% 급등했지만 이후 한 달간 20% 폭락했다. 또 다른 '문재인 테마주'였던 우리들휴브레인 역시 선고일 직전 한 달간 5% 올랐으나 선고 이후 한 달 동안 25% 떨어졌다. 

    당시 바른정당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 선고 직전 한 달간 2% 오른 뒤 31% 급락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테마주인 인터엠은 선고일 전 한 달 동안 9% 내렸다가 선고 이후 한 달간 추가적으로 37% 폭락했다.

    대선 국면에서도 대통령 선거일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제16~19대 대통령 선거 시점 정치 테마주 현상을 분석한 결과, 선거 기간 이례적 가격 급등이 있었던 정치 테마주의 평균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은 선거 직전과 직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결과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완화 전까지는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다"면서 "테마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