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나라에 상호관세 25% 부과 발표절충교역 두고 '비관세 장벽' 압박 가능성오히려 트럼프 일방주의로 수주 기대감 높아져
-
- ▲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25%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특히 절충교역을 두고 ‘비관세 장벽’이라고 거론하면서 K-방산을 견제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업계는 큰 영향이 없으며, 트럼프 독자노선으로 인해 오히려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트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세계화에 따른 무역 자유화 속에 미국의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착취당했다”며 “오늘은 미국의 해방일이며, 미국을 다시 부유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한국산 제품에는 25%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이날 발표에서 방산 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국내 방산 업계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 도중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 책자를 보여준 것은 이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공개한 NTE 보고서에는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절충교역을 거론했다. USTR이 지난 1985년부터 매년 정례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절충교역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절충교역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로부터 방산 관련 장비나 무기를 구매할 때 기술 이전, 부품 생산, 공동 개발, 경제 투자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거래 방식이다.우리나라는 지난 1982년부터 절충교역을 도입했으며, 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할 때 계약금액 대비 수의계약은 30%, 경쟁계약은 50%를 적용하고 있다.과거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를 도입할 때 절충교역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 고등훈련기 ‘T-50’을 개발한 바 있다. -
- ▲ ADEX 2023에서 축하 비행이 진행되는 모습. ⓒ뉴시스
NTE 보고서에서는 “한국 정부가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의 방위 기술보다 자국 기술과 제품을 우선으로 추진했다”고 표현했다.이에 대해 방산 업계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K-방산의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절충교역을 통해 미국의 기술 이전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가 얻어낸 절충교역의 가치는 2011~2015년 80억 달러 수준에서 2016~2020년 8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재는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방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예전부터 ‘하이레벨’급 기술 이전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미국 정부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답변했다.다른 관계자도 “처음에 과감한 블러핑을 한 후 상황을 보며 수정해 나가는 게 트럼프 정부 고유의 협상 전략”이라면서 “방위비 분담 등 다른 협상을 위해 절충교역을 ‘협상카드’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오히려 ‘아메리카 퍼스트’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 정책이 국내 방산업계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글로벌 분쟁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군사적 긴장과 군비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경우 높은 품질과 납기 준수가 강점인 K-방산의 경쟁력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해외주둔 및 파견임무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축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내 안보 공백은 국내 방산 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정부는 미국 재정을 강화하고 우방국이 자국 방위비를 늘리도록 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분쟁의 강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잠재적 요인도 많아 국내 방산 업체들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