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보험금 청구 총 1135건 … 농협손보·삼성화재·DB손보 순1분기 주요 손보사 순이익 1조3298억 추정 … 전년比 25%↓보험사, 트럼프 대통령 상호관세 정책으로 투자손익 하락 우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던 보험업계가 올해는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독감 유행과 폭설, 대형 산불까지 겹치며 상반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형 산불 보험금 청구 접수 5000건 달해 … 지급 건수 31건 불과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보험사에 접수된 산불 피해 관련 보험금 청구는 총 4896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손해보험사에 4895건, 생명보험사에 1건이 접수됐다.

    청구 유형별로는 농작물재해가 총 3138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보험은 농협손보가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전체 산불 청구의 약 64%를 차지한다.

    화재 청구는 총 1135건으로 보험사별로는 △농협손보 782건 △삼성화재 155건 △DB손보 93건 △현대해상 54건 순으로 접수됐다. 이밖에도 △재물(343건) △자동차(238건) △가축재해(24건) △상해(14건) △사망(4건) 등의 피해가 접수된 상태다.

    다만 대부분의 손해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지난 4일 기준 실제 지급된 건수는 31건에 불과하다. 비교적 손해액 산정이 빠른 자동차 피해는 16건에 대해 총 5936만원이 지급됐다. 농작물 피해의 경우 수확 시기를 고려해야 해 보험금 지급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금 접수는 초기 단계를 지나 다소 안정된 상황"이라며 "피해 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 지급까지 빠르게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감, 폭설에 산불까지 '3중고' … 업계 '곡소리' 나온다

    올해 1분기 보험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의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329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627억원) 대비 약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초부터 이어진 독감 유행과 폭설, 산불 등 이례적인 사고로 손해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로 인해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 1월 1~15일간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270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억원)보다 92.9% 증가했다.

    블랙아이스 등으로 인한 겨울철 사고도 손해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부문은 전년 대비 5636억원 급감하면서 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적자 전환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정비공임 2.7% 인상과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까지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손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손보업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1% 늘어난 8조506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손익이 5896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815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대외 변수까지 맞물리며 자산운용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지만 수익률은 떨어져 보험사의 운용 수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투자손익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저금리 기조 탓에 신규 운용이 쉽지 않다"며 "다만 보유 채권의 평가는 오를 수 있어 자산 구성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