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작년 나란히 영업손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오프라인 전략 한계 직면 PB·프랜차이즈·체험형 매장 등 다각화 전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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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전 유통의 대표 주자였던 양판점들이 이제는 생존을 이야기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 이어 기업 존속 가능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업계는 올해를 반전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2조3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79.1% 줄어든 1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3074억원으로 353억원 적자를 냈던 전년보다 10배 확대됐다.

    전자랜드(에스와이에스리테일)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5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72억원에 달했다.

    외부 감사을 맡은 회계법인 베율은 "전자랜드는 지난해 3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약 778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재무 상태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양판점들의 실적 부진은 변화한 가전 소비 환경과 맞물려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었고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소비 채널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의 전체 매출 중 온라인 비중은 50.6%로 전년 대비 3.3%포인트(P) 증가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백화점(17.4%), 편의점(17.3%) 등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비중은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와 대형 매장을 무기로 한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지 오래다"며 "온라인 기반의 새 유통 질서 속에서 양판점이 어떤 정체성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올해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판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새로운 PB(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경험형 매장을 강화하는 스토어 포맷 혁신을 추진 중이다. 가구·인테리어와 가전을 아우르는 전문 상담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오픈한 한샘광교점에서 결합 판매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동시에 기존 점포도 가전과 인테리어를 결합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리뉴얼하고 있으며 모바일 제품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매장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숍인숍 형태의 프랜차이즈 및 가맹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등 직영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수익성과 유연성을 확보에도 나섰다.

    전자랜드는 최근 PB 아낙 슬림 더스트 스테이션을 출시했다. 주요 가전사 제품 대비 평균 50%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이 외에도 서큘레이터, 가습기 등 다양한 소형 PB 가전 제품을 선보이며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유료 회원제 매장 랜드500을 운영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연회비를 낸 회원에게 가전 등 500여 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지난해 10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LG전자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 운영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