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하락…'엔비디아 규제'에 나스닥 3%↓코스피 2450대 강보합…"개별 모멘텀 따라 종목별 장세 흐름""파월 연설이 美 증시 낙폭 키워…국내 증시도 녹록지 않을 것"
-
- ▲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휘청인 가운데 국내 증시는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이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4% 오른 2458.33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 주체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20억 원, 1107억 원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만 홀로 1260억 원 팔아치우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삼성전자(0.91%), SK하이닉스(0.29%) 등 반도체 업종이 소폭 오름세다.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관세 이슈에서 벗어나기 힘든 장세"라면서도 "개별 모멘텀을 가진 일부 기업 위주로 종목별 장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01% 오른 706.17을 나타내고 있다. 알테오젠(1.09%), HLB(4.41%), 에코프로(0.42%), 레인보우로보틱스(2.57%), 휴젤(3.61%), 클래시스(1.12%) 등 시총상위 중목 대부분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다만 한국 증시와 달리 간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며 특히 나스닥 지수가 3% 이상 폭락했다.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73% 하락한 3만9669.3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4% 내리며 5275.70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3.07% 급락하며 1만6307.16에 거래를 마쳤다.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소(SEC) 공시를 통해 "지난 9일 미국 정부가 H20 칩이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이유로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H20 칩 재고, 구매 계약, 관련 비용 등을 모두 반영해 총 5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텐센트·알리바바·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주요 중국 IT 기업들이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수요 급증에 따라 올해 1분기 160억 달러 이상 주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관세 우려 발언도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자극하며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연설을 통해 "최소한 관세는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그는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 인상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대 고용, 물가 안정이라는 양대 목표가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파월 의장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성장이 지난해보다 둔화했다"며 "자동차 판매는 강세지만 전체 소비는 소폭 늘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2022년 중반의 최고치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면서도 "아직 연준의 목표인 2%를 상회한다"고 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연설이 시장 친화적이지는 않았다"며 "'연준 풋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뇨'라고 답한 것도 미국 증시 낙폭을 키우는 기폭제였다. 오늘 국내 증시 역시 녹록지 않은 하루를 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7원 내린 1416원에 개장해 장 초반 1420원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분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환율 불안이 더 확대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