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서리 상품만 1만3000개 … 17일 이마트 최대 푸드마켓 문 열어글로벌 가든, K-흑돼지존 등 전문성 더한 21개 특화존 구성넥스트 이마트 푸드마켓, 몰 타입 등 상권·고객 맞춤형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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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라 기자
17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이하 고덕점) 앞은 이른 시간부터 장을 보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유모차를 끈 주부부터 인근 신도시 거주민까지 다양한 이들이 하나둘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섰다. 이마트가 새롭게 선보인 고덕점의 첫날 풍경이다.
고덕점은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서 시범 운영한 푸드마켓을 서울권에 처음 도입한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델리를 전면에 내세운 정통 푸드마켓 콘셉트로 약 5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쳐 서울에서 5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다. 이마트는 "30년간 축적한 식문화 기획력과 운영 노하우를 압축해 담은 매장"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방문한 고덕점의 핵심은 식료품 집중이다.
전체 4925㎡(약 1490평) 중 95% 이상을 식품에 할애했다. 단일 점포 기준 최대 규모인 1만3000여 종의 식료품이 진열됐고 매장 동선과 상품 구성도 철저히 장보기 경험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입구에는 장바구니 필수 채소와 과일이 배치됐다. 저속노화와 웰니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글로벌 가든 존에는 유럽 채소와 수입 과일이 가득했다. 뿌리째 진열된 스마트 채소는 한눈에도 신선도가 남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뿌리 생장점이 살아 있어 냉장고에 보관해도 일주일은 거뜬하다"고 설명했다. 웰빙 간식용 컵과일과 스틱채소를 신규 개발해 프레쉬스낵존을 선보이기도 했다. -
- ▲ ⓒ김보라 기자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급 육류, 수산, 델리, 베이커리 코너가 이어졌다. 고객 취향을 정조준한 테마존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눈길을 끈 건 프리미엄 흑돼지 3종(우리흑돈, 난축맛돈, 버크셔K)을 한데 모은 K-흑돼지 존이다.
신선도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육은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대표 품목이다"면서 "부위별 관리가 중요해서 이 중 절반은 오늘 아침 포장해 매장으로 바로 배송된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어의 모든 것 존에서는 회, 스테이크, 스프레드 등 연어를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3만달러 이상의 소득 국가에서는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수산물이 연어"라면서 "15년 전만 해도 생소했지만 이제는 연어가 대중화된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
상권 특성을 반영해 직장인을 위한 테이스티 픽 존도 선보였다. 샐러드, 볶음밥, 초밥 등 한 끼 식사가 되는 상품을 모았다. 초밥 같은 메뉴는 배달비만 1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은데 구성도 다양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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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매장에서 매일 직접 구워 내는 베이커리 전문매장 밀&베이커리도 입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신상 수입 젤리와 비스킷을 모은 미니 편집숍 스위트 스트리트, 국내 할인점 최대 규모의 치즈 전문 코너 치즈 플리즈 등 이색 가공식품과 프리미엄 식료품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특히 가성비 화장품의 인기에 발맞춰 가성비 뷰티 솔루션 존도 선보였다. 5000원 이하 제품부터 가격 대비 기능성을 높인 고기능성 화장품까지, 실속 있는 상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마트는 가격 경쟁력도 놓치지 않았다. 목살, 양념소불고기, 손질 오징어, 전복, 등 10대 핵심 신선식품은 온라인 수준의 최저가를 내세웠다. 예컨대 냉장 삼겹살 100g당 1980원, 손질 오징어 1마리 1980원, 대파 1480원, 바나나 한 송이 980원 등이다. 고객의 장바구니를 직접 겨냥한 전략이다. 생활용품도 균일가 존을 강화했다. 치약, 칫솔, 트리트먼트, 마스크팩 등 120여 종을 1990~5990원에 구성한 알뜰 쇼핑존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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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점의 출점지는 이마트가 치밀하게 계산된 입지다. 고덕강일지구는 신도시 주거지, 대기업 오피스, 대형 쇼핑몰이 뒤섞인 복합 상권으로 30~40대 맞벌이 가정과 젊은 신혼부부, 2030 직장인을 고루 아우르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덕점은 단지 하나의 매장이 아니라 광역 소비권역을 겨냥한 전략적 거점"이라며 "지금은 아니지만 2~3년 내로 지하철이 개통되고 JYP 사옥도 이전 예정으로 주요 타깃층을 고려해 프리미엄 상품 위주로 사전 분석과 기획을 철저히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와 경쟁 포화 속에서 대형마트의 체질 개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부터 점포 구조조정, 노후 점포 리뉴얼, 상품 개편을 잇따라 단행해 왔다. 이제는 본업인 식료품에 집중하며 식문화 제안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설정하고 있다. 고덕점은 그 변화의 연장선인 셈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2월에는 창고형 할인점 포맷의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서울 강서 지역에 4월에는 식료품 중심의 넥스트 이마트를 강동 지역에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푸드마켓 포맷, 몰 타입 등 혁신적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식료품 쇼핑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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