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128억원…1999년이후 25년만 첫 적자전환매출 5년만 3분의 1토막…1000원 벌려고 998원 투입 현금창출력 '제로'…부산·세종서 미분양폭탄 미수금↑
  • ▲ 양우건설 사옥. ⓒ네이버로드뷰 갈무리
    ▲ 양우건설 사옥. ⓒ네이버로드뷰 갈무리
    주택브랜드 '양우내안애'를 보유한 양우건설이 급격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후 25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매출까지 줄며 수익성, 외형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놓쳤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매출원가율도 100%에 육박해 공사를 수행해도 손실이 커지는 역마진 위기에 내몰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우건설은 지난해 별도기준 128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직전년 8억7000만원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회사가 적자를 낸 것은 감사보고서 제출을 개시한 1999년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매출도 1449억원으로 직전년 2076억원대비 30.2% 줄며 성장세가 꺾였다. 매출은 2020년 41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뒤 △2021년 3969억원 △2022년 2762억원 △2023년 2076억원 △2024년 1449억원으로 하락하며 4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원가율이 100% 가까이 치솟으며 수익성 저하로 직결됐다. 원가율은 전체 매출에서 원자재값·인건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해당수치가 낮을수록 공사마진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80%대 원가율을 적정수준으로 보고 있다. 원가율이 100%를 웃돌면 공사를 수행해도 오히려 손실만 쌓일 수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양우건설 매출원가율은 99.8%로 직전년 95.9%대비 3.9%포인트(p) 상승했다. 즉 1000원을 벌기 위해 재료값으로만 998원을 써 고작 마진을 2원만 남겼다는 얘기다. 
  •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실적악화 여파로 현금유동성도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 26억원을 기록했다. 해당수치가 마이너스인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한 것은 2020년 -327억원이후 4년만이다.

    보유중인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도 2023년 1217억원에서 862억원으로 29.2% 줄었다. 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요인으로 꼽히는 공사미수금 경우 지난해 683억원을 기록, 직전년 1024억원대비 감소하면서 급한불은 끈 모양새다.

    다만 최근 부산 등 분양현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해 추후 미수금이 다시 증가할 여지가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양우건설이 부산에 공급한 '거제역 양우내안애 아시아드'는 지난 2월 1·2순위청약에서 157가구 모집에 51명만 신청하는데 그쳤다.

    그외 지난해 8월 공급한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올 1월 공급한 '세종 5-1 양우내안애 아스펜' 등도 선착순분양을 진행중이다.

    양우건설은 1989년 설립된 종합건설사로 주택브랜드 양우내안애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고삼상 회장은 지난달 별세했고 아들인 고광정 대표이사가 2021년부터 기업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는 50위로 직전년 46위에서 4계단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