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캐피탈사 대손충당금 1570억원 … 전년比 2.6% 감소캐피탈사 "충당금 부담 완화됐으나 수익성 악화로 실적 악화"업계 "대외 불확실성으로 신사업보다는 기존 사업 확대 예정"
-
- ▲ ⓒ뉴데일리DB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캐피탈사들의 대손충당금이 소폭 감소했지만, 실적은 KB캐피탈을 제외하고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완화로 충당금 부담은 줄었으나 영업자산 축소와 이자수익 감소 등 본업 경쟁력 약화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KB 제외 全 캐피탈사 실적 악화 … 신한캐피탈 51.3% 급감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캐피탈사(KB·신한·하나·우리)의 대손충당금은 총 1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2억원) 감소했다.신한캐피탈은 1분기 239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전년 동기 대비 28.6% 줄었고 하나캐피탈도 같은 기간 474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반면 우리금융캐피탈과 KB캐피탈은 각각 25%, 11.4% 증가한 280억원, 507억원을 적립했다.이는 부동산 PF 부실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1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00억원 증가했다. PF대출 연체율은 3.42%로 소폭 하락했으며 전체 PF 익스포져도 20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이처럼 충당금 부담은 완화됐지만 수익성은 제각각이다.KB캐피탈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탕으로 1분기 당기순이익 694억원, 총영업이익 180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2.7%, 10.9% 증가했다. 투자자산 성장과 임대자산 확대, 기업여신 건전성 개선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반면 우리금융캐피탈은 당기순이익이 306억원으로 7.3% 감소했다. 자동차금융 자산은 11.8% 증가했지만, 개인·기업금융 자산이 각각 12.4%, 15.1% 줄며 실적에 부담을 줬다. 하나캐피탈은 당기순이익 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7.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0.4% 줄었다.신한캐피탈은 당기순이익이 313억원으로 51.3% 급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영업자산 축소와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유가증권 배당수익 감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신한캐피탈의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29억원 줄었고 영업이익도 45.2% 감소한 619억원에 그쳤다.업계 관계자는 "PF 부실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은 줄었다"며 "기존에 충당금을 많이 쌓아둔 캐피탈사는 일부 환입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줄이기 … 자동차금융 중심으로 재편부동산 PF 부실은 다소 완화됐지만 고정이하여신 증가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1개 캐피탈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5조5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1조47억원) 증가했다.금융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신한캐피탈이 2686억원을 기록해 106.1% 급증했고 하나캐피탈도 2439억원으로 51.2% 증가했다. 반면 KB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은 각각 4.0%, 18.9% 감소한 4021억원, 2208억원으로 집계됐다.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PF 대출을 늘려온 캐피탈사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PF 부문을 축소하는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부문 강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모습이다.우리금융캐피탈은 올해 1분기 자동차금융 자산을 7조3470억원까지 확대했다. 캐피탈업계 전체적으로도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33조8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8607억원 증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예정"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신사업보다는 기존 주력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