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1.1조 '선방'디램 풀인 수요 덕 … HBM 매출은 감소저점 찍은 HBM … 계단식 회복 기대감HBM4 기반 커스텀 제품 수요 흡수 총력
  • ▲ 삼성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반도체(DS)사업에서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결국 AI(인공지능) 수요를 흡수할 핵심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삼성 반도체 사업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0일 오전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앞서 실적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전사 기준으로 79조 1400억 원의 매출액과 6조 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1분기 선방했지만 … 'HBM 수요 공백' 우려 현실로

    반도체 사업은 지난 1분기 25조 1000억 원 매출액과 1조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의 예상보다 선방한 기록으로, 가까스로 영업이익 1조 원대를 넘기면서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도 아쉬웠던 대목은 다름 아닌 HBM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으로 '수요 공백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HBM 사업에서의 아쉬움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지난 1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되고 낸드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으로 추가적인 구매 수요가 일어났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HBM 판매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 HBM의 경우 개선 제품 출시에 따른 고객사 수요 이연과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으로 지난 1월 실적발표에서 말했던 수요 공백 현상이 실제로 발생해 전분기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언급한 반도체 수출 통제는 미국이 중국으로 향하는 고성능 메모리 공급을 막아서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특히 중국으로 공급되는 HBM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5세대 HBM인 'HBM3E' 이하 HBM3와 HBM2E 등 이전 세대 제품들의 중국 수요가 많았다.

    여기에 미국이 최근 중국으로 향하는 엔비디아의 'H20' 같은 AI 가속기 수출을 제재하면서 삼성 HBM의 판매 감소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자체적인 분석을 통해 "당사 HBM 판매량이 1분기에 저점을 찍었다"고까지 실적발표에서 언급했다.
  • ◇ 관세 불확실성 이어져도 … 여전히 실적 핵심은 'HBM'

    삼성의 말대로 1분기 바닥을 찍은 HBM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선 현재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진행 중인 HBM3E 12단 등 최선단 제품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시장이 여전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이번 실적발표에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 참여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HBM 사업에 대해 여전히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2분기 이후 HBM 사업 전망을 공유해달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1분기 저점을 찍은 HBM 사업이 2분기부터는 매분기 계단식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HBM3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기여 폭이 증가될 것"이라며 "관세와 AI향 반도체 수출 규제와 연관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출 개선 폭에 다소 변동성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HBM3E 개선 제품 판매 확대와 더불어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과 같이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관심이 높은 커스텀 HBM 또한 HBM4 및 HBM4E 기반 과제로 복수의 고객들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커스텀 HBM4 일부 과제는 스탠다드 HBM4와 더불어 내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HBM4와 HBM4E 고객 수요 대응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 집행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1분기에 몰렸던 이른바 '풀인(pull-in)' 수요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이 같은 선행 구매 현상이 하반기 메모리 수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부사장은 "2분기에는 고객사들의 부품 재고가 정상화되고 AI 관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시장 자체의 펀더멘탈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주요 국가들의 관세 정책 변화 및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로 인해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2분기는 관세 유예 영향을 받아 일부 고객들의 선공급 요청이 접수되고 있고 이 같은 선행 구매 현상이 하반기 수요에는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단, 하반기 수요 영향성은 향후 추가적인 관세 정책 변화 및 선행구매 수요에 대한 공급 여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지속 관찰이 필요하다"며 "이런 시장 환경과 단기적인 관점에서 2분기 D램의 경우 상대적으로 ASP가 낮았던 모바일과 PC 응용분야부터 가격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