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변동성 불구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15% 증가올해 시황 약세 대비 선제적으로 영업활동 확대한 영향장기계약도 잇달아 성사 … 美 관세 영향서도 자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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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건화물 운송시장의 불황에도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올해 호실적을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증가와 장기 운송계약 물량 확대 등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3934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42.8%, 15.4% 증가했다.

    매출은 운송 물동량 및 곡물 판매량 증가로, 영업이익은 논-드라이 벌크(Non-Dry bulk) 부문 실적 호조로 실적이 늘었다. 특히 컨테이너 부문은 흑자 전환했으며, LNG 사업은 벌크 해운 시황 악화에도 신조선 인도 후 대선 계약 투입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반면 벌크선 부문은 시황 하락 여파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0.3% 줄어든 478억 원으로 집계됐다. 탱커 부문도 시황 악화로 전년 대비 48% 감소한 199억 원을 기록했다.

    팬오션의 1분기 실적은 건화물선 운임지수(BDI)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로, 업계에선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광석·석탄 등 주요 화물의 운임지수인 BDI는 올해 1분기 평균 1118포인트를 기록, 전년 대비 39% 가까이 하락했다. 수요 측면에서 뚜렷한 호재가 부재한 가운데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춘절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조선·해운 업계는 시황 악화에 빠졌다.

    그러나 팬오션의 경우 벌크선 운임이 급락한 가운데서도 포트폴리오 분산, 장기계약 등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전용선과 컨테이너, LNG선 등 비(非)벌크 부문에서의 수익 비중을 꾸준히 늘린 점이 호실적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LNG 사업의 이익 기여가 기대 이상으로 올라오면서 탱커 부문의 감익을 모두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팬오션은 1분기부터 LNG선의 실적 기여가 본격화하면서 LNG선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15억 원을 기록, 전체 영업이익의 28% 비중까지 확대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선 사업부는 장기 대선 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높다"라며 "올해 남은 LNG선 2척에 대한 인도가 완료된 이후의 분기 영업이익 기여도는 400억 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기계약 비중 확대를 통해 불황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대 2036년까지의 장기계약을 체결해 운임 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팬오션은 올해 들어서만 1조 원 가까운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분기 ▲서부발전(2036년까지, 3019억 원) ▲남동발전(2033년까지 1906억 원) ▲발레(2030년까지 2367억 원) ▲현대글로비스(2032년까지 2667억 원) 등과 잇따라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팬오션이 미국발 관세 영향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운시장 중 미국발 관세 분쟁과 입항 수수료 규제에서 가장 자유로운 게 벌크해운"이라며 "전 세계 벌크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오히려 미국 곡물 수출업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입항 수수료도 대부분 면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며 "특히 이번 호실적을 통해 팬오션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BDI 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물론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둔화는 부정적이지만, 반대급부로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유인도 커진다"라며 "실제 BDI는 6주 만에 반등하며 4월 말 1400포인트까지 회복했고, BDI와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