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90일 유예 이어 미중 간 해빙모드 조짐관세 '풀인' 효과에 메모리 가격 회복세에 기대감한미 협상에 반도체 명운 … "관세 40%면 10%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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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호관세 발표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2분기 이후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2분기까지는 관세 우려로 수요가 몰리고 메모리 가격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안정적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관세 타격이 시작되면 올해 반도체 시장 역성장을 우려해야 할 처지다.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이다.이유는 다름 아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탓이다. 삼성과 SK 모두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최근 미국 관세 정책의 급변동 상황이 사업에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꼽은 바 있다.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 "최근 미국 관세 정책의 급변동, 주요국의 지정학적 갈등 등 불확실성으로 사업에 대한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SK하이닉스도 실적발표에서 "현 시점에선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엔 불확실성이 커서 구체적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다행히 2분기까지는 1분기와 비슷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1분기에 관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매에 나선 이른바 풀인(Pull-in) 수요 덕에 예상 밖의 선전을 한 효과가 이어지는데다 메모리 가격도 상승 추세에 있어서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고를 확보하려는 메모리 고객사들의 움직임이 2분기에도 이어지기 때문이다.트렌드포스는 "미국 정부가 대부분 지역에 90일 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부여하면서 메모리 공급사와 구매자 모두 거래를 서두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이 같은 메모리 시장 분위기는 단기에 그치고 하반기엔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상반기까지는 관세의 직접 영향권에선 벗어나있지만 하반기 이후 반도체에 직접 가해지는 품목관세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올 하반기 이후 급변할 수 있는 반도체 관세 영향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세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30~40% 수준으로 상향되고 전 세계 관세율이 20~40%로 높아지면 반도체 시장 규모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여기서 더 나아가 미중 간 관세가 100%를 넘어가고 관세율 전반이 40%를 넘어가면 반도체 장비시장의 하락폭은 올해 10%, 내년엔 34%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정부의 입에 반도체업계의 눈과 귀가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