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사업 과정서 생긴 추가공사비 10억달러가 발단한수원-한전, 합의 실패로 런던중재법원에 정산 중재 신청중재까지 2년 소요 예상 … 한전 "분쟁해결 대안 적극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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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 참석했다. 사진은 바라카 원전 모습. 2023.01.16. ⓒ뉴시스
한국 원전 수출을 총괄하는 '팀 코리아' 양대 축인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추가 공사비 부담 갈등이 결국 국제 분쟁으로 번지게 됐다. 26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본계약이 체결식을 하루 앞두고 급제동이 걸린 시점에 내부 다툼으로 겹악재에 맞닥뜨린 것이다.7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날 런던국재중재법원(LCIA)에 한전을 상대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 대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정산해달라는 중재 신청을 했다.바라카 원전은 한국이 2009년 처음으로 해외에서 수주한 원전 건설 프로젝트로, 당시 수주 금액은 약 20조 원이었다. 이후 한수원은 주계약자인 한전과 바라카 원전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을 체결하고 발전소 시운영과 운영분야 업무를 수행했다.그러나 2020년부터 한전과 한수원의 공사비 갈등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마지막 4호기까지 상업 운전에 들어가고 나서 프로젝트가 마무리됐지만, 한수원은 공사 지연과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에 의해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며 한전 측에 정산을 요구한 것이다.이에 따라 한전은 한수원과 양사 사장까지 나서 추가 공사대금 정산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 6일이었던 최종 데드라인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수원은 한전이 우선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정산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전 측은 UAE로부터 정산을 받은 뒤 이를 한전에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한수원이 영국 법원에 중재를 신청한 것은 OSS 계약서에 '분쟁 발생 시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중재 과정은 약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서는 본질적인 양측 갈등 원인이 경쟁사 대비 더 낮은 비용에 계획한 대로 건설하겠다는 이른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수주 방식에 있다고 분석한다. 프로젝트 수주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공사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대규모 추가 공사비 등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사실상 한 집안인 한전과 한수원이 정산 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한 채 국제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K원전 수출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한수원 측은 이번 국제 분쟁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한전 관계자는 "이번 클레임이 협상으로 타결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계약상 중재 절차에 따라 양사간 분쟁을 해결해 갈 예정"이라며 "중재가 진행되는 중에도 한전은 대화와 협상의 길을 열어놓고 분쟁 해결 대안을 적극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