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AI 플랫폼 도입 및 AI 응용처 증가 추세DDR4 단종, DDR5도 96·128GB 등 고용량 각광삼성전자-SK하이닉스, DDR5 주도권 쟁탈전
  • ▲ 삼성전자 DDR5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DDR5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올해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AI 서버용 고용량 D램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내년 초까진 DDR4 생산을 중단하고 고용량 DDR5 같은 고부가제품 육성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상향 조정하거나 지속적으로 키워갈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은 특히 AI용 데이터센터 등 AI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획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줄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기업들이 AI 투자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AI 성장 스토리는 여전하다는 결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빅테크들이 이처럼 AI 서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메모리 반도체업계도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올 들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 전반을 위축시킨데 더해 반도체 분야는 특히 더 품목관세 등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 영향으로 메모리 최대 고객사인 빅테크들이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AI 서버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더해 지난 4월부터는 고용량 메모리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5 제품군에서 지난 4월 주력 제품인 64GB RDIMM(서버용 D램) 평균가격은 상승 없이 3월 가격을 유지했지만 96GB, 128GB 등 고용량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약 5% 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D램익스체인지는 "새로운 AI 플랫폼 도입과 응용 증가로 고용량 모듈로 수요가 변화했다"며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 그래나이트 래피즈(Granite Rapids)와 AMD의 투린(Turin) 프로세서의 본격적인 출하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차기 블랙웰 시리즈인 'B200'의 출시도 고용량 D램 수요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B200 양산을 시작했고 이를 AI 서버에 도입하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들도 전반적인 서버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기존 대비 고용량 DDR5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이 같은 고용량 선호 추세에 맞춰 DDR4 단종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고용량 DDR5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과정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DDR4 단종을 계획하고 기존 DDR4 생산능력을 DDR5로 조정하는데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DDR5에 10나노급 5세대(1b) D램 공정을 적용해 생산성과 수율을 높이고 DDR5에서 지켜온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높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선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생산능력을 집중하고 있어 DDR5는 중국 우시 팹(Fab)을 중심으로 생산을 전개한다. 현재 우시 팹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DDR5 생산 비중을 2분기 말까지 전체의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 D램 시장도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있을 수는 없지만 고용량 고대역폭 제품 중심으로 제품 믹스가 변화되면서 2분기 서버 D램의 평균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제품 업그레이드 및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