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기업 이어 공조기업 플랙트까지 연속 빅딜9년 전 하만 이후 잠잠했던 M&A 전략 되살아나소규모 딜 추진했던 로봇·AI서 추가 딜 진행 가능성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총력 … 삼성 M&A 조직 광폭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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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 오디오 기업 마시모에 이어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랙트까지 인수하고 나서면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선 성장성이 높고 인수 효과가 큰 인공지능(AI)이 잠재 인수 분야로 꼽히는 동시에 앞서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힘을 보태기 위해 로봇 분야에서 추가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기업인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 3800억 원)에 인수하며 9년 만에 빅딜 시장에 등장하면서 추가적으로 M&A를 추진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은 플랙트 인수에 앞서 미국 마시모사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M&A 전략에 다시 불씨를 붙였다. 지난 2016년 전장 오디오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분야에서 연달아 인수를 추진하면서 아직 대규모 M&A를 진행하지 않은 분야에서 추가 딜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의 다음 빅딜 후보로 거론되는 분야는 최근 글로벌 경쟁사들도 앞다퉈 인수전에 나선 AI와 로봇이다. AI는 이미 글로벌 IT 시장은 물론이고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1순위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분야로, 삼성도 이미 AI를 모든 사업 분야에 적용하고 있어 그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다.

    사실 삼성은 로봇과 AI 분야에서 이미 M&A를 진행했다. 로봇분야에선 레인보우로보틱스를, AI에선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이 외에도 삼성의 벤처투자를 맡고 있는 삼성벤처투자나 삼성글로벌리서치 등의 조직에서 AI와 로봇 관련 스타트업이나 초기 기술 기업에 지분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 인수가 이뤄졌음에도 추가적인 M&A 대상으로 꾸준히 오르는데는 그만큼 로봇과 AI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가치가 높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로봇과 AI 모두 기존 삼성의 사업인 스마트폰, 가전과 시너지를 내고 미래 사업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필수 기술이라는 점은 물론이고 반도체 제조와 같은 제조사업자로서도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하면 시너지가 크다.

    기존에 인수한 로봇과 AI 기업으로는 규모나 기술 측면으로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도 삼성의 차기 인수 후보 분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다. 앞서 인수한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산업용 로봇 제조에 특화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강점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로봇의 활용처와 기술이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해보면 또 다른 로봇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을 추가적으로 인수해 다각도로 로봇시장 진입을 타진할 수 있다.

    삼성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며 로봇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도 이 분야에서 추가적인 M&A를 추진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은 이 신설 조직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를 수장으로 두고 로봇시장에 나온 새로운 인수 후보들을 살펴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도 삼성이 전폭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히는 동시에 초기 기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에 더불어 M&A로 유망 기술 기업을 선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앞서 AI 스타트업인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AI 분야에서 M&A를 실현하긴 했지만 미국 오픈AI에 이어 중국 AI 스타트업인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깜짝 놀란 경험이 있었던만큼 삼성이 제2의 딥시크 같은 기업을 발굴하는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업계와 M&A시장에서도 지난 연말 조직개편으로 정식 조직으로 자리매김한 DX부문 신사업팀이 이번과 같은 빅딜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더불어 이 같은 빅딜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재용 회장이 적극적으로 M&A 전략에 힘을 실어주면서 삼성의 다음 인수 대상에 당분간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