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 "금리변동 리스크 관리 강화해야""개별사 리스크, 전체 확산 않도록" … '콜옵션' 롯데손보 겨냥?보험산업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선 … "M&A 통한 구조조정도"
  •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보험사의 지급여력제도(K-ICS·킥스)비율이 낮아지며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의 킥스 비율은 206.7%로 전분기 말(218.3%) 대비 11.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락에 킥스 비율 요동 … 전분기比 11.6%p 하락

    금융감독원은 15일 '2024년 12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을 발표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경과조치 적용 기준 전분기 말 대비 8.3%p 하락한 203.4%로, 손해보험사는 16.0%p 떨어진 211.0%로 집계됐다.

    경과조치는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일정 기간 완화된 기준으로 킥스 비율을 산출하도록 한 제도다.

    킥스 비율 하락세는 금리 하락 등으로 가용자본이 감소(보험부채 증가)한 반면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판매 확대로 요구자본은 증가한 데 기인한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후 킥스 요구자본은 120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조4000억원 늘었다.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 등으로 장해·질병위험액이 2조8000억원 증가했고, 투자자산 확대로 관련 위험액이 증가(주식 8000억원·부동산 7000억원)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생보사의 경우 KDB생명(53.0%) IBK연금보험(111.5%) iM라이프(108.1%) 하나생명(131.1%) ABL생명(111.8%) 푸본현대생명(-14.5%) 처브라이프(149.2%) 등 7개사의 킥스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150%)를 넘기지 못했다. 다만 이들 모두 경과조치를 적용받은 후에는 1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에선 최근 콜옵션 논란을 빚은 롯데손해보험(125.8%)과 가교보험사로 전환되는 MG손해보험(3.4%)이 권고치를 밑돌았고, 농협손해보험은 149.0%로 권고 기준과 비슷했다. 롯데손보와 농협손보는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각각 154.6%, 201.6%로 집계됐지만, MG손보는 4.1%에 불과했다.

    ◇"ALM 정교화 필요 … 단기 성과 중심 경영전략, 건전성 악화"

    금감원은 "금리변동 관리를 위한 자산·부채 종합관리(ALM)의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하락에 대비해 자산 듀레이션을 부채보다 길게 설정하는 등 금리 민감도를 고려한 선제적인 ALM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만을 위해 위험 대비 수익이 낮은 보장성 상품 판매시 요구자본이 크게 증가해 킥스 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험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시 종합적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회사별 리스크 특성에 기반한 취약 부문 대응방안을 마련토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의 질'을 고려한 보험사의 균형감 있는 자본 관리도 요구했다. 금감원은 "급격한 시장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기본자본 관리가 긴요하다"며 "회사들이 규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본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50%에서 130%로 하향 조정하는 자본규제 기준 합리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건전성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기본자본 비율 등 방안에 대해선 "유상증자나 영업이익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 확충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 점들을 감안해 충분한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뜻도 계속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자본확충 및 성장 지속성을 위해선 금리 변동 등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한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보험업계의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자본확충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도 감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별 회사 리스크, 전체시장 확산 않도록 선제적 감독"

    이 수석부원장은 보험사의 CSM 확보를 위한 보험사의 단기실적 중심 영업전략을 지적하며 "리스크 관리를 잘못한 개별 회사의 문제가 전체 시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감독하고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최근 콜옵션 논란을 빚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 롯데손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롯데손보 측의 구체적인 자본확충 계획을 기다리고 있고, 롯데손보 측도 주주와 협의해 계획들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경영실태평가 역시 이달 말 또는 6월 중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