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7.2조 ·영업익 5000억으로 급성장해운·CKD·물류, 특수화물 등 비계열 매출 비중 확대
  •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연간 매출 3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1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룹 외 비계열 고객 매출 확대와 북미 CKD 수출 급증, 해운·물류 부문의 글로벌 수주 확대로 실적 상승 탄력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2234억원, 영업이익 50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영업이익은 30.4%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운 운임 조정 국면에서도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세를 유지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형적 성장의 핵심은 비계열 고객 확대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 등 그룹 계열사 매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및 제3자 고객과의 계약을 확대해 비계열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비계열 고객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해운 부문에서는 자동차운반선(PCTC) 선복 확대와 더불어 고수익 노선 비계열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조선을 투입을 확대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의 운송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수주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CKD(반조립제품) 수출이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CKD 물량이 급증했고, 현지 조립 생산 확대와 맞물려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됐다. 

    물류 부문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유럽 내륙 운송 수요 증가와 포워딩 사업 다변화, 신흥시장 진출 등이 맞물리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멕시코, 독일 등 주요 거점에 현지 법인을 추가 설립하며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거점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도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5층 규모의 독립 사옥을 약 300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매입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를 넘어 북미 시장 내 거점을 확고히 하고 장기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인프라 확보 차원으로, 글로벌 물류 거점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북미 지역은 현대글로비스 전체 물동량 중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현지에서의 입지 강화는 실적 안정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올해 연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28조4074억원, 영업이익은 1조7050억원이었다.

    회사는 올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투자 대상은 선박 확보, 북미 및 유럽 물류센터 확충,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으로, 고수익 고객군 확보와 공급망 고도화가 목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가시성과 수익성 개선세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16만~17만원 선으로 상향 조정하며, 비계열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입항세 부과 등으로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으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고, 실질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이 명확해지면 실적 및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