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상견례 이어 이날 오후 2차 교섭 진행'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정년 65세' 요구양측 "여름휴가 전 타결" 성사될지는 미지수노조 "충분한 보상" vs 회사 "불확실성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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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사가 최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했다. 노조가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따른 보상안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회사는 경기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임금 인상안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오후 2차 교섭에 나선다. 이날 진행되는 2차 교섭이 사실상 첫 번째 본교섭으로, 노사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진 가운데 노조는 ‘성과 배분의 정당성’을 내세워 강경한 투쟁 의지를 비치고 있다. 요구조건과 압박 수위도 지난해보다 한층 높아졌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최고 수준인 기본급 13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올해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 연장(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최소 퇴직자 수만큼의 신규 채용 ▲근속 수당 1년에 1만원 ▲휴양시설 확대 특별 예산 50억원 출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전날 교섭의 첫 단추인 상견례에선 노사 교섭위원 소개, 향후 교섭 일정 등 논의와 함께 ‘원만한 합의’에 공감대가 형성되며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노사 모두 호황기에 맞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 여름휴가 전인 7월 말까지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상견례에 참석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는 실적 개선에 대한 보상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노사가 지혜를 모아 교섭을 빠르게 마무리 짓고 경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백호선 HD현대중노조 지부장은 “올해 교섭은 조선업의 슈퍼사이클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면, 현중지부는 휴가 전 타결을 이뤄내 구성원들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서로 마음을 열고 신뢰를 바탕으로 휴가 전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노사 모두 호황기에 걸맞은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실제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면서 현장에는 이미 수주물량 160여척을 확보한 상황이다. 매년 인도 물량이 50척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3년치 물량을 쌓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우호적이다.다만 양측의 기대처럼 교섭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노조는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인상하려는 반면, 회사는 수주 상황과 글로벌 경제 요인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격려금(일시금) 지급을 중심으로 협상할 것으로 보여서다.임금 인상 외에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5세), 생산직 신규사원 채용 등을 놓고도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예상된다. 조선업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다. 현재 상황만 고려해 임금을 대폭 인상하면 향후 사업환경 악화 때 감내해야 할 부담은 배가 될 수 있다.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5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사협력을 당부했다. 현대중공업 총수 일가가 노조 사무실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정 부회장은 “요즘 국내외에서 조선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