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잔고 18조원 육박…올해 들어 13% 증가 '빚투' 열기 이달 들어 지속 증가 추세외국인 매수세 유입·추경·대선 정책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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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미·중 관세 휴전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선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불 붙고 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빚투' 규모는 이달 들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92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연말(15조8170억원)과 비교해 2조원 넘게 급증한 수치다.올해 들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3%(2조1047억원)가량 증가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314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조607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신용거래융자는 양 시장 모두 급증한 가운데 코스닥이 좀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3145억원으로 연초 대비 12.6% 늘었다. 지난달 9조원대에서 머물렀던 코스피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점차 증가세를 보이며 내내 1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7조6072억으로, 올 들어 16.6%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방산, 반도체, 이차전지에 몰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잔고는 한 달 새 각각 548억원 늘며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 증가 상위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삼성전자(496억원), 한미반도체(462억원), LG에너지솔루션(336억원), 삼성SDI(175억원)의 신용잔고 증가도 두드러진다.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는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확인하는 지표로 거론된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상호관세 정책 발표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투심이 위축됐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 갈등이 협상 진행 단계로 접어들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 완화에 선수요가 유입되고, 중국-독일 주도의 경기 회복-부양 드라이브는 한국 수출 호조와 기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장 우려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며 저평가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입도 증시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7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매수 우위를 보이는 건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바이코리아는 예열 국면에 들어간 듯하다"며 "순매수의 강도는 공격적이기보다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 통화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증시 부양 공약을 내놓으면서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것 역시 증시 상승을 점치는 재료다.
이경민 연구원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돌입으로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세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양국이 언급한 실질적인 진전과 시장이 기대한 진전 간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추가 논의가 진행되며 협상 차질과 재진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증시 노이즈가 생성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