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정처 '미국 관세정책의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대중 수출도 최대 30%↓ … 반도체 등 중간재 타격
  • ▲ 부산항 전경 ⓒ임준환 기자
    ▲ 부산항 전경 ⓒ임준환 기자
    미국 관세정책에 따라 대(對)미 수출이 줄어들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10% 이상 급감하고 성장률은 0.7%포인트(p)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제135호 NABO 경제동향&이슈의 경제이슈 분석 '미국 관세정책의 시나리오별 영향'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정책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최소 3.6%, 최대 10.6%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3월 '2025년 NABO 경제전망' 당시 추정한 하락폭(3.2%)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당시 예정처는 미국이 한국에 10%, 멕시코·캐나다에 25%, 중국에 6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정처는 여기에 실현 가능성이 큰 두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대미 수출 최대 15.2%↓… 가장 큰 부정적 요인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 1과 2에서 우리나라 수출은 각각 3.6%, 4.7% 줄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3월 전망 때의 기준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 비해 각각 0.4%p, 1.5%p 더 낮은 결과다.

    미국이 최근 발표한 실제 관세율을 반영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관세율을 한국 15%, 중국 30%, 멕시코 10%, 캐나다 10%로 설정했고,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의 추가 관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중국 관세율만 54%로 올렸다.

    관세율이 크게 높아지는 시나리오 3에서는 수출 감소 폭이 10.6%까지 확대(기준 시나리오 대비 7.4%p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예정처가 국가별 관세율을 한국 25%, 중국 145%, 멕시코 25%, 캐나다 25% 등으로 상정했을 경우다.

    특히 모든 시나리오에서 대미 수출 감소가 가장 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미 수출은 시나리오 1에서 11.8%, 시나리오 2에서는 10.1%, 시나리오 3에서는 15.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중국 수출도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중국에 60% 관세(기존 관세 40%+추가 관세 20%)를 부과하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대중 수출이 5.9% 정도 감소하지만 관세율이 30%로 4월 2일 이전에 부과되던 수준(40%)보다도 낮아지는 시나리오 1에서는 대중 수출이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관세율이 145%까지 높아지는 시나리오 3에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중국에 반도체 등 중간재를 위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도 30% 이상 감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률 0%대 가시화 … "협상 최대한 유리하게 해야"

    시나리오 1과 2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경로별로 산출해 보면 상품수출(GDP 물량 기준) 감소는 성장률을 0.1~0.2%p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의 감소는 수출용 원재료 및 부품 등의 수입 수요를 함께 위축시켜 수출 감소의 부정적 영향이 일부 상쇄(0.1%p 내외)할 수 있다.

    다만 최대 관세율 및 불확실성을 가정하는 시나리오 3에서는 성장률 하락 폭이 0.7%p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0.8%까지 떨어지게 된다.

    예정처는 우리나라 관세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 마련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처 관계자는 "관세 협상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고, 자동차·철강 등 업종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