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이어 글로벌 제품에도 전량 적용엑시노스 신뢰도 회복 위해 갤럭시 탑재 절실시스템LSI·파운드리 위기에 중책 … 흥행 기대
  • ▲ 삼성 엑시노스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엑시노스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하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7'에 삼성전자 자체 칩인 '엑시노스2500'을 전량 탑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출시 시장별로 칩셋 구성을 다르게 하는 방식을 이어온 삼성이 국내 출시 갤럭시Z플립7에만 엑시노스2500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확대해 엑시노스 부활 신호탄을 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공개하는 폴더블폰 신제품 중 하나인 갤럭시Z플립7의 최신 펌웨어 시스템에서 엑시노스2500을 단일 SoC(System on Chip)로 탑재했다는 정보가 확인됐다.

    해당 펌웨어는 갤럭시Z플립7의 초기 테스트 버전에 해당하지만 엑시노스2500을 글로벌 모델 전체에 동일하게 탑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에도 엑시노스2500 탑재를 추진했다가 3나노(nm) 공정 수율 및 양산 문제로 접었던 바 있고 엑시노스의 생존 문제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다.

    갤럭시Z플립7 공개를 한달 여 앞둔 시점에서 국내 출시 제품에 한해서 엑시노스2500 탑재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관심은 더 증폭됐다. 이로써 갤럭시 탑재에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엑시노스2500이 이번엔 제대로 데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동시에 국내 출시 제품에 한해서만 엑시노스2500을 탑재한다는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에겐 일종의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앞서 엑시노스2500이 갤럭시S25 탑재가 불발되며 성능이나 안정성에서 우려를 샀고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지 않는 나머지 제품들에는 S25 시리즈에서 검증을 마친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소비자들이 칩셋 시험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반발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국내 출시 제품에 한해서가 아니라 시장에 상관없이 갤럭시Z플립 모델에 전량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게 된다면 삼성이 자체 개발 칩셋인 엑시노스의 부활을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갤럭시에 퀄컴 스냅드래곤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SoC 생태계를 강화하는 일은 삼성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엑시노스2500은 삼성의 2세대 3나노 GAA(Gate all around) 공정으로 생산해 성능에서도 전작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완성형 엑시노스'로 자평한다. AI(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는 갤럭시 제품에 NPU와 GPU 성능이 향상된 엑시노스2500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현재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삼성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라는 평도 나온다.

    엑시노스2500을 개발한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약 1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올 초부터 최윤호 사장이 이끄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의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엑시노스 사업을 기존 DS(반도체) 부문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로 이관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위기감이 높다.

    파운드리사업부도 잇딴 적자와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엑시노스의 갤럭시 탑재까지 한 차례 불발되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이번 엑시노스2500이 대만 TSMC를 꺾고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한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는 삼성 파운드리 기술의 상징성까지 담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번의 탑재 불발은 삼성의 자존심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여전히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과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 출시하는 갤럭시Z플립7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번을 계기로 엑시노스가 갤럭시 제품 전반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