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1.89% 상승 마감…코스닥도 1%대 강세 엔비디아 호실적·미국 관세 제동·한은 금리인하 호재대선 이후 증시 강세 기대…"하반기 3000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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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270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미국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법원의 제동 등 미국으로부터의 훈풍에 더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호재가 겹친 가운데 오는 6월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49포인트(1.89%) 상승한 2720.6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2700포인트를 넘어선 건 지난해 8월 23일(2701.69)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0.91포인트(0.78%) 오른 2691.06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846억원, 290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997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4억4445억원주, 거래대금은 10조7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증권주는 8%대, 석유와가스는 5%대 강세였다. 건설·기계·생명보험·조선·자동차·자동차부품도 3%대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0.19%)와 LG에너지솔루션(-0.35%)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전 종목들은 올랐다. 삼성전자(0.36%), SK하이닉스(1.92%)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0%), KB금융(1.68%), 현대차(2.74%), 기아(4.72%), HD현대중공업(2.01%), 셀트리온(1.73%) 등은 강세였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6개 포함 751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153개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0포인트(1.03%) 오른 736.29에 장을 마쳤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76억원, 22억원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이 46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3개 포함 1115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501개로 집계됐다.

    특히 증권주, 지주사 종목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대선 후보들의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목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23.21%), 한국금융지주(9.06%), 메리츠금융지주(3.45%), HS효성(29.80%), 코오롱(17.78%), 대웅(29.99%) 등 관련 종목들은 고공행진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미국으로부터 불어온 소식들이 강력한 상승 재료가 됐다.

    뉴욕증시 마감 후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이 440억6000만달러(약 60조5600억원), 순이익 188억달러(약 25조84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1320원)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대중국 수출 규제에도 지난 분기(2~4월) 매출이 440억6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33억1000만달러를 넘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4.87% 급등했다.

    국내 증시 개장 직전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인 국제무역법원(CIT)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효 차단 명령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대선을 닷새 앞두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에 이어 저 PBR 및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밸류 정상화 기대감 지속됐다"며 "외국인과 기관은 연이틀 동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코스피는 어느새 2700선을 돌파하며 연중 고점을 갱신했다"고 말했다.

    ◆ "대선 수혜, 하반기 코스피 3000 간다" 장밋빛 전망

    증권가에선 하반기 코스피가 30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2350~3050포인트다. 유진투자증권은 2550~3050를 내다봐 상단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2350~3000, 한화투자증권 2500~3000 등 코스피 3000대 돌파를 점쳤다. 신한투자증권은 2400~2850, 키움증권 2380~2880, 미래에셋증권 2500~2850 등을 제시했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미국 관세 협상 리스크 축소가 증시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코스피 5000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 의지를 밝혀왔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증시 부양책과 주주환원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역성장 반전을 위한 정책 기대가 지속되고 있고 정책 모멘텀이 강화될 시 코스피는 글로벌 대비 아웃퍼폼(성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로 자본시장 효율화와 기업 신뢰 제고 이슈화 시 수출 및 구조 성장 둔화 우려에도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한국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대선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혁 등이 이뤄지면서 저평가 기조가 해소돼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7일 골드만삭스는 '지금이 상승세의 시간(Korea - Time for upside is now)'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