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자기관 21곳 배당 실시 … 전년比 7.8% ↑평균 배당성향 39.72%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산은·기은·수은 등 3대 국책은행이 배당 주도
  • ▲ 기획재정부. ⓒ뉴시스
    ▲ 기획재정부. ⓒ뉴시스
    정부가 올해 40개 정부 출자기관으로부터 총 2조298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보다 1665억원(7.8%) 증가한 수치다.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부가 정부 출자기관 배당을 통해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0일 2024회계연도 실적에 따른 정부 출자기관 배당 결과를 발표했다. 

    40개 정부 출자기관 중 정부배당을 실시한 기관은 21개 기관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빠졌던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다시 배당 대상에 포함됐다.

    나머지 19개 기관은 당기순손실이나 이월결손금 보전 등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헸다.

    정부는 배당대상기관의 당기순이익, 재무건전성, 경영안정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기관 및 소관 부처와 협의한 뒤 배당 규모를 확정했다.

    올해 배당금 2조2987억원은 전년(2조1322억원) 대비 7.8%(1665억원) 증가했다.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금 비율)은 39.72%로 전년(39.87%)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로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면서 정부의 세수 결손이 3년째 이어질 위기에 놓였다. 내수는 빠르게 얼어붙고 재정 건전성엔 경고등이 켜졌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 없이 '정부 출자기관 배당금 짜내기'에 의존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나랏빚은 처음으로 1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많은 배당금을 낸 곳은 한국산업은행으로 7587억 원에 달했다. 중소기업은행(5053억 원), 한국수출입은행(2828억 원)까지 포함한 3대 국책은행의 배당금만 총 1조5468억 원에 이른다. 국책은행이 사실상 정부 곳간 메우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221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1491억원), 한국투자공사(1138억원) 등이 1000억 이상을 배당했고 한국주택금융공사(593억원), 한국가스공사(351억원), 한국도로공사(34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4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249억원을 배당했다.

    가스공사와 한전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누적 적자로 배당 대상 기관에서 제외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정부배당에 적극 협조한 한국조폐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은 우수 배당기관으로 선정하고 부총리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정부배당금은 2015년까지 1조원을 밑돌다가 2016년 1조2213억원으로 1조원대로 진입했다. 이후 1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