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반년 만에 또 개편 … 신한카드, 조직 정비 가속카드론 증가세 지속 … 연체율 상승에 건전성 '경고등'7월부터 DSR 3단계 시행 … 비용 절감 압박 더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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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업계의 슬림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악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수익성이 흔들리자 주요 카드사들이 인력과 조직을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실적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창훈 신임 대표 취임 후 첫 개편 … '비움과 채움' 전략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6월 중순 조직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올해 1월 박창훈 대표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다.

    이번 개편은 실적 악화와도 맞물려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8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신한카드를 앞질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희망퇴직 관련 퇴직금, 법인세, 대손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당시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33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1968~197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월 평균임금의 24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5그룹 23본부 체제를 4그룹 20본부로 축소하고 기존 플랫폼혁신그룹과 페이먼트그룹을 통합해 '페이먼트그룹'으로 개편했다. 2023년에도 7그룹 체제를 5그룹으로 줄이며 조직 슬림화를 시도했다.

    올해 신한카드의 경영 슬로건은 '비움과 채움'이다. 저효율 사업 축소와 고효율 사업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내부통제 강화와 고객 편의성 제고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부수 업무 및 디지털 기반 서비스 혁신을 추진 중이다.

    박창훈 신임 대표는 올초 신년사에서 ''고객의 관점에서 작은 불편함도 없애는 페이먼트 프로세스 혁신과 스캔들 제로, 페이먼트 경쟁력에 따른 시장 지위의 확대, 시장 지위의 확대에 따른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이 카드사의 존재 이유"라며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바꾸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조직개편은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카드론 다시 증가세 … DSR 3단계로 수익성 더 좁아진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2조5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3월에는 다소 줄었지만 4월 한 달 사이 1285억원 증가하며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카드론은 타 대출상품 대비 금리가 높아 단기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수수료율 인하와 소비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에겐 매력적인 수단이지만, 연체 위험이 크고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카드론 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의 1분기 평균 실질 연체율은 1.93%로, 전년 동기보다 0.08%p 높아졌다. 특히 우리카드(2.62%), 하나카드(2.44%), 국민카드(2.02%)는 업계에서 위험 수위로 여겨지는 2%를 넘겼다.

    카드론 비중 확대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증가하면서 카드업계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5% 줄었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며 카드론 등 '기타대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한도 축소와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업계의 비용 절감 및 조직 효율화 기조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초 사이 주요 카드사들이 연이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우리카드는 올해 초 1969~1971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약 1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나카드도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악화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비용 절감 차원의 조직개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DSR 규제 시행으로 카드론 한도가 줄어들면 수익성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효율화 압박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