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분기 연체율 급등 … 하나·국민카드 10년 만에 최고치자영업자 신용유의자·다중채무자 급증 … 비은행권 대출 의존 심화중소기업·개인사업자 연체율 8년 만에 최고 … "구조적 부채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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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로 카드사 연체율과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주요 카드사의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자영업자 중심의 부채 위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3월 카드론 평균금리 14.83% … 2년만에 최고 수준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의 3월 말 기준 연체율(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하나카드는 1분기 말 연체율이 2.1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94%), 전 분기(1.87%)보다 각각 0.21%포인트, 0.2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하나카드 출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61%로, 2023년 말 대비 0.31%포인트 상승하며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한카드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1.61%로 올라 2015년 3분기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우리카드 역시 1.87%로 전년 동기(1.47%) 대비 0.40%포인트 상승했다.서민 경제의 악화로 카드 대금뿐만 아니라 카드 대출 상환도 차질을 빚고 있다.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3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2022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을 통한 급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2월 42조988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에는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으로 42조372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보험계약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71조6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2년 말(68조1000억원), 2023년 말(71조원)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카드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시장 불안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조달비용이 늘고,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건전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불량자 1년 만에 30% 급증 … "구조적 부채 위험" 경고연체 악화는 카드사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대출 부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27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으로 전년 대비 28.8% 급증했다. 신용유의자는 90일 이상 장기 연체 등으로 인해 신용정보원에 등록돼 신용등급 하락이나 금융거래 제약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특히 고령층 부채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60세 이상 신용유의자는 2만8884명으로 1년 새 47.8% 급증했으며, 50대도 33.3% 늘어났다. 이는 30~40대 증가율(17.9%, 24.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중장년층은 창업 비중이 높고 수익성이 낮은 가운데,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이 맞물리며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자영업자 대출 구조도 취약해졌다. 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336만명 중 절반 이상인 171만명이 다중채무자로, 전체 대출액(1131조2828억원) 중 61.3%를 차지하는 693조865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로 밀려난 자영업자도 늘었다. 비은행권 대출만 이용한 자영업자는 79만2899명으로, 1년 새 7.0% 증가했다.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이후 가려졌던 부실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내수 침체와 글로벌 관세 충격이 겹칠 경우 연체율 상승세는 한층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이강일 의원은 "단순히 자영업자 개인의 빚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부채 위험"이라며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다 오르는데 손님은 줄고 빚만 늘어난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시장 자율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회복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