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방어에 몰린 보험사 … 후순위채 의존이 만든 '양날의 검'기본자본 규제 강화 앞두고 자본 질 높이기 시급 … 새 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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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방어를 위해 여전히 보완자본 중심의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규제 강화 방침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급락한 킥스 비율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그러나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에 의존하는 전략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사들은 자본 전략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보험사 1분기 킥스 악화 현실로 … 채권 발행 급증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본건전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업계 전반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형사를 비롯해 국내 보험사의 올 1분기 킥스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로 나타났다.한화생명은 154.1%로 직전 분기 대비 9.6%p(포인트) 떨어졌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33.94%p 떨어진 220.76%로 집계됐다. KB라이프는 263.14%에서 234.09%로 29.05%p, 신한라이프는 205.74%에서 189.28%로 16.46%p 하락했고, 업계 1위인 삼성생명 역시 184.9%에서 177.2%로 7.7%p 감소했다.중소형사의 경우 킥스 150%를 밑도는 보험사가 속출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말 대비 11.0%p 낮아진 146%, 롯데손해보험은 34.66%p 떨어진 119.93%였다. 동양생명은 155.5%에서 127.2%로 하락했다.롯데손보와 동양생명 모두 당국이 하향 조정한 130%에도 미달했지만, 동양생명은 지난달 5억불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킥스 비율을 끌어올렸다.대형사들은 킥스 비율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금 끌어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특히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에만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자본을 확충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도 임시 이사회에서 10억불(한화 약 1조365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신한라이프 역시 최대 5000억원까지 후순위채를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공모했는데 1조2000억원 가량이 몰리자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한다.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본자본 규제 도입을 예고했음에도 보험사들이 보완자본을 강화하는 것은 킥스 비율 방어가 그만큼 급선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당국, 기본자본 강화 예고했는데 … "자본 전략 모색 불가피"하지만 보험사의 자본 확충 노력에도 정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관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금리가 1%p 떨어질 때 킥스 비율은 25~30% 하락한다고 분석했다.또한 금융당국은 보완자본인 채권 발행이 급증하자 기본자본 비율 격상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자본의 질'을 강조하고 있다.기존에는 채권 발행으로 자본 건전성을 충족시켰지만, 기본자본 규제가 강화되면 이익잉여금 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력을 끌어올려야 한다.일각에선 실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형 영구채 등 발행 가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신영구채는 기존 영구채와 달리 이자 지급 조건이 까다롭고 상환 유인이 줄어드는 구조지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어 보험사의 증자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하지만 이 역시 단기 대응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금리가 높게 설정될 수 있고, 보험사 입장에선 기본자본 비율을 맞추려다 높은 이자 등 또 다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을 충족시키기 위해 영구채 등을 찍어내는 것은 이자 부담 등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수 있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기본자본 허들을 어디까지 높일지 당국과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