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들 "점포에 사용 자제 요청, 대체 메뉴 구성"계란 가격 7000원 선 넘어선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정부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 vs 산란계협회 "정책 실패에 따른 결과"
  • ▲ 계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는 산지 가격이 오를만 한 요인이 없다며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계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는 산지 가격이 오를만 한 요인이 없다며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폭등한 계란값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급식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계란 발주량을 조절하고 대체 메뉴를 구성하는 등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급식사들은 계란 수급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A 급식사는 "계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계란이 가장 저렴하면서 효율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라 메뉴 대체도 쉽진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발주 제한은 따로 하지 않고 있지만 각 점포에 계란 시황을 공지하고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B 급식사는 "수 년간 조류독감 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겪으며 대응 체제를 어느 정도 갖추기는 했다"며 "발주 가능 양을 조정하며 수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계란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급식 메뉴를 짜고, 계란으로 만들어진 가공상품 등을 활용하며 대응 중"이라고도 말했다.

    C 급식사 역시 "급식은 식단 유동적으로 구성가능하므로 수급 이슈가 발생하는 품목은 당분간 사용을 줄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메뉴를 식단 구성에서 제외하고 단백질 등 동일 영양소가 포함된 다른 메뉴로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계란을 필수로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일부 비축 물량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 ▲ 특란 10구 가격 연도별 비교 그래프ⓒ대한산란계협회
    ▲ 특란 10구 가격 연도별 비교 그래프ⓒ대한산란계협회
    계란값은 지난 4월, 8개월 만에 상승한 데 이어 매달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특란 30구 평균 소비자가는 한 달 전인 5월4일 6946원에서 이달 4일 7028원으로 상승했다. 계란 가격이 7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1월 6206원과 비교했을 때는 13.2%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6월 6619원과 비교했을 때도 6.2% 상승했다. 

    소비자 체감가는 더욱 비싸다. 현재 마트 등에서 계란 한 판 소매가는 8000원대 중후반으로 치솟았다. 평년보다 20% 가량 오른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계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했다. 

    한편 계란값 상승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계란 생산량은 매달 전년보다 증가 중이다. 6월 일평균 생산량도 4864만개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자단체가 농가에 가격정보를 제공한 것이 계란값 폭등의 원인일 수 있다며 유통조사와 함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산란계협회는 계란값 상승 배경이 마리당 사육기준면적을 확대한 정부 정책에서 기인한다며, 매년 계란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협회 측은 "농가들은 사육마리수를 33%나 줄였고 결국 일일 계란 생산량은 약 5000만 개에서 매일 하락세가 지속 중이며 오는 2027년에는 3800만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