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수익률 4.77% … 실적배당형 비중 17% 넘어연금 수령 비율 50% 넘어, 일시금보다 연금형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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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적립금이 사상 처음 400조원을 넘어섰다. 저축 위주였던 기존 운용 방식에서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 투자형 상품 선호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특히 원금보장형 저축 상품보다는 실적배당형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 투자상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졌다.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전체 적립금의 17.5%로, 전년 대비 4.7%포인트 증가했다.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75조2000억원으로 1년 새 53.3%나 늘어난 수치다.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도 올라갔다. 2024년 연간 수익률은 4.77%로 최근 5년(2.86%)과 10년(2.31%)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운용 방식별로는 실적배당형이 9.96%, 원리금보장형은 3.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5.86%로 가장 높았고, DC(확정기여형) 5.18%, DB(확정급여형) 4.04% 순이었다.

    권역별로는 증권사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증권사 IRP의 연간 수익률은 6.33%로, 은행(4.25%)과 보험(4.43%)을 크게 앞섰다. 증권사 IRP 가입자 중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29.4%에 달했다.

    연금 수령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4년 연금 수령을 개시한 가입자 중 연금형 수령 비율은 13.0%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연금 수령 비중이 57.0%에 이르러, 일시금 수령 비중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은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 변화에 맞춰 다양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는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하고, 타 금융사로 적립금을 손쉽게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도 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RA)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도 활성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