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 … 연간 전기차 50만대분 생산 규모中 의존 탈피해 자체 전구체로 전환 … 북미향 공급망 강화원료부터 반제품 이르는 자급체제 구축 … IRA 대응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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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들이 10일 광양 양극재 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는 양적 성장을 넘어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질적 성장의 단계에 도달하게 할 것입니다."지난 10일 열린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기자단을 향해 자신감에 찬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이자 공급망 '탈중국'의 서막을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이날 포스코퓨처엠이 공개한 광양 전구체 공장의 위용은 대단했다. 기존 광양 양극재 공장 부지 내 총 2만2400㎡(약 6800평) 크기로 조성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22년부터 무려 3400억 원을 투자했다.광양 전구체 공장에선 연산 4만5000톤(전기차 50만대분) 전구체를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구체 전량은 미국 제네럴모터스(GM)·포스코퓨처엠 합작 양극재 회사인 얼티엄캠의 양극재 제조에 사용된다. 현재 생산량이면 북미 물량은 전량 충족할 수 있다는 게 포스코퓨처엠 측의 설명이다.전구체란 양극재가 되기 직전 단계의 원료 물질로, 니켈·코발트·망간 등 원료로 구성된 양극재 중간소재(반제품)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금속 원료가 고온에서 소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90% 이상이다.그러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중국산 전구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체 공급망 구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 ▲ 고재민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장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퓨처엠
기자단은 이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과 전구체 공장을 각각 둘러봤다.먼저 방문한 곳은 지난 2022년 11월 준공된 양극재 공장이었다. 공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안전모·보안경·방진 마스크는 물론 덧신, 헤어캡까지 착용해야 했다. 공장 내부에선 개인 촬영이 금지됐으며, 모든 차량과 작업자는 에어샤워룸을 통과해야 하는 등 철저한 보안과 위생이 전제됐다.양극재 공장 내부에 들어가니 벽에 붙은 출입 수칙이 눈에 띄었다. 출입 수칙을 위반하면 1차는 경고, 2차는 1개월 출입 정지, 3차는 영구 출입 정지 조치를 받는다. 그만큼 이물에 대한 경계심이 큰 셈이다. 비자성 이물(구리·아연)이 5μg(마이크로그램)이라도 들어가면 품질 불량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기 때문이다.실내 온도계에는 온도 36.5도, 습도 37.1%가 찍혀 있었다. 소성로 등 공장 내 설비에서 열이 뿜어져 나오는 탓이다. 소성로는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들어내기 위해 원료인 전구체와 리튬을 고온으로 구워내는 설비다. 1차는 800도, 2차는 300~600도에서 전구체가 담긴 도가니를 구워내는 과정을 수행한다.약 55m 길이의 소성로는 양극재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검은색 분말인 양극재를 사가(sagger·내화 용기)에 담아 가열하는 역할을 한다.공정 일부는 비어 있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중국산 전구체를 쓰다가 자체 생산한 원료로 전환하는 과정이라 기존 원료를 빼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연간 6만 톤을 생산하는 양극재 2공장은 총 6개 라인을 갖추고 있다. 1개 라인당 소성로 3개가 있어, 총 18개 소성로를 보유한 셈이다. -
- ▲ 노수진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장이 생산설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퓨처엠
뒤이어 탐방한 전구체 공장도 이물 유입을 철저히 막기 위한 같은 절차가 적용됐다. 광양 전구체 공장은 전구체 10억 개 중 이물 15개 이하를 관리하는데, 이물이 유입되면 불량품이 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전구체 공장은 원료 용해→반응→세척 및 탈수→건조→분급 및 탈철(자성이 있는 물질을 탈철하는 과정)→포장 순으로 진행된다. 공장은 총 10개 라인, 20개의 반응기로 구성됐다.10개 라인을 총괄하는 중앙행정실에 들어서자 커다란 모니터 10개와 작은 모니터 30여 개가 눈길을 끌었다. 각종 디스플레이로 가득한 운전실에서 오퍼레이터들은 화면을 관찰하며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감독 중이었다.노수진 광양 전구체공장 공장장은 "현재 10개 라인 공정에서 20개의 반응기를 쓰고 있는데 이것을 이 운전실에서 모두 통제하고 있다"라며 "대부분 자동 공정으로 이뤄져 있어 설계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자급을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전구체의 핵심 원료인 니켈을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공급받게 됨으로써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더 높이게 됐다는 설명이다.엄기천 사장은 "이번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원료부터 반제품 양극재에 이르는 자급체제를 완성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혁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회사는 향후 공급망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이소영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기획팀장은 "광양 전구체 공장이 갖는 의미는 완전한 중국 의존 탈피, 즉 공급망의 탈중국화에 있다"라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게 공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