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은행 가계대출 잔액 1155.3조 … 주담대 4.2조↑2월 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주택 거래 급증
  •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2000억원 늘며 큰 폭으로 확대됐다.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영향에 따른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내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커지고 있어 우려된다.

    11일 한은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5조2000억원 늘어난 115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조6000억원) 이후 최대 폭 증가로, 지난 2월(+3조2000억원), 3월(+1조6000억원), 4월(+4조8000억원)에 이어 4개월 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918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은 전월(+3조7000억원)의 1.1배인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는 지난 2023년 3월 증가 전환 이후 2년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타대출은 계절적자금수요(가정의 달 관련 지출 등) 등으로 전월에 이어 1조원 늘었다. 

    지난 2월 토허제 해제 영향에 따른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규모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2월과 3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6만2000가구와 9만3000가구로 1월(3만3000가구) 대비 2~3배나 늘었다.

    여기에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이미 전월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3월 중 늘어난 주택 거래에 영향이 집중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기타 대출은 가정의달 관련 지출 등 계절적 자금 수요 등으로 전월에 이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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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의 5월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8조원 늘어난 134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늘었다. 주요 은행들의 대출영업 확대, 일부 대기업의 일시 운전자금 조달 등으로 상당 폭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7조6000억원 증가하며 전월(7조6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정책성 대출 공급이 지속됐지만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관리, 전월 계절적 요인(부가세 납부) 소멸 등이 영향이다.

    회사채(-4000억원)는 전월 차환 발행 및 계절적 비수기(분기 보고서 제출 등) 영향 등으로 순상환 전환됐다. CP(기업어음)·단기사채(-2000억원)도 공기업을 중심으로 순상환 전환했다. 주식은 일부 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전월(4000억원) 대비 늘어난 1조8000억원으로 발행 규모가 확대됐다.

    5월 은행 수신은 전월 말 대비 20조2000억원 늘었다. 4월(-25조90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상당 폭 증가 전환했다. 수신이 늘어난 것은 수시입출식예금이 지자체 재정집행 예정자금 예치, 기업의 결제성 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정기예금은 지난 4월 5000억원에서 지난달 19조2000억원으로 큰 폭 확대됐다. 대출 증가에 따른 일부 은행들의 예수금 조달 확대 및 지자체 자금 일시 예치 등이 주로 기인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전월에 이어 큰 폭 증가했다. 지난 4월 전월 말 대비 38조5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25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수익률 메리트 등으로 법인자금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도 각각 10조2000억원, 4조5000억원 늘며 전달 대비 유입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3월 하순 이후 주택 시장 과열 양상이 조금 진정됐는데 5월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 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거래량도 충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가계대출도 당분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도 전반적으로 가계 부채 관련해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주택 가격 상승 기대를 부추기거나 가계부채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