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체감 지표 … 내수 침체 신호 뚜렷국내 카드론 잔액 42.5조원, 1년 새 2.5조원↑체크카드 발급 늘었지만 이용잔액 3600억원 감소
  • ▲ 카드 CGⓒ연합뉴스
    ▲ 카드 CGⓒ연합뉴스
    경기 침체 여파로 신용카드 대출은 늘고, 체크카드 사용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카드 발급은 늘었지만 정작 이용은 줄어들면서 서민들의 소비 여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카드사 9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 등)의 카드론 누적 잔액은 4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조5361억원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체크카드는 이용잔액이 줄었다. 카드사 9곳의 지난 1분기 체크카드 이용잔액은 36조5459억원 정도로, 전년 대비 538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체크카드 9141만장을 발급해 전년 대비 140만장 증가했음에도 이용잔액이 감소한 것이다.

    체크카드는 주로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발급하는 경향이 크다. 신용카드와 달리 매년 내야하는 연회비 부담 없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내 통장에 있는 금액 한도 내에서 쓰기 때문에 충동구매와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다. 

    체크카드 발급량은 늘었지만 이용잔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신용카드 대출을 이용하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카드 소비 패턴은 카드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체크카드는 결제 수단에 그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은 낮지만, 연체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카드론은 연 15% 안팎의 고금리가 적용되고, 최대 한도도 5000만원에 달한다. 은행권 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연체율 리스크가 큰 상품이다.

    이미 연체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말 기준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카드론은 각각 4497억원, 6777억원 증가했는데, 이에 따라 연체율도 0.34%p(포인트), 0.2%p 상승했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도 변수다. 이 제도는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향후 금리 1.5%포인트 인상 시점을 가정해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존 주담대 중심에서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모든 금융권 대출로 확대된다.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카드론 규모는 줄 수 있지만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