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 발표"급하다고 경기부양에만 의존시 더 큰 부작용 나타날 것""금리 정책 인하기조 유지하되 신중히 결정할 것"“새 정부, 구조개혁 수선순위 정하고 리더십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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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별관에서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곽예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급하다고 경기 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0.8%로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7%p나 낮춘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그러면서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이 총재는 "어느 정도의 경기부양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선 낮은 성장률을 단순히 경기순환의 관점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시각에서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출생·고령화 문제, 일부 산업에 집중된 수출 구조 등으로 분기 기준 역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변화를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성장잠재력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고 경기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급하다고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새 정부에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 총재는 "새로 출범한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최근 관심이 높은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은 핀테크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다"며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현재 한은이 진행하고 있는 예금토큰 기반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한강', 국가 간 송금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아고라' 등을 언급했다.끝으로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 "위에서 내려온 과제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 한은의 변화를 주도해달라"고 당부했다.이어 '개선하려면 변해야 하고, 완벽해지려면 자주 변해야 한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서 "여전히 '총재님 말씀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직원이 많지 않다"며 "더 많은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