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건설·유틸리티’ 지수 급등 … 한전기술 25%대↑오클로, 미 공군 원전 설치 계획 … 간밤 29%대 상승李대통령, 체코 원전 수주 축하 … “양국 간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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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원자력 관려주들이 일제히 상승 랠리를 펼쳤다. 미국 원전 기업 오클로와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다 ‘신재생에너지’ 기조를 강조해왔던 이재명 대통령이 체코 원전 수주 실적을 축하하면서 탈원전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원전주들이 포함된 ‘KRX 건설’ 지수와 ‘KRX 유틸리티’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3.34%, 2.68%씩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0.45%)·코스닥(0.40%) 지수의 수익률을 웃도는 수준이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상위 1, 3위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전기술은 전 거래일(7만1400원) 대비 25.63% 폭등한 8만9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8.26% 오른 7만7300원으로 출발해 장중 상한가(9만2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69만주, 5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원전주로 분류되는 한전산업은 18.76% 급등했으며 ▲지투파워(15.84%) ▲한전KPS(13.93%) ▲태웅(13.23%) ▲한신기계(12.71%) ▲우리기술(11.25%) ▲우진(10.45%)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원자력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원자력SMR’이 5.56% 상승한 데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원자력테마딥서치(5.12%)’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원자력iSelect(4.97%)’ ▲한화자산운용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4.82%)’ 등도 강세로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미국 원전주들이 상승 랠리를 펼치자 국내 관련주들에도 훈풍이 분 모습이다. 전날 오클로는 29.48%, 뉴스케일파워는 20.41% 상승했는데, 이는 오클로가 미국 알래스카 공군 기지에 원전 설치 계획을 발표한 점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의 인공지능(AI) 컴퓨팅 용량이 향후 10배 증가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오클로는 지난달 한수원과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오클로가 개발 중인 ‘오로라 파워하우스(Aurora powerhouse)’의 표준설계 개발·검증에 협력할 예정이며 주요 기기의 재작성 평가, 보조 설비(BOP) 공급망 구축, 시공성 평가 등 사업화 추진 분야에도 협력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수원이 미국 원전 수출을 위한 전략 개발을 시작하는 등 한국 SMR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하기 직전”이라며 “오클로의 알래스카 공군 기지 원전 설치 소식으로 미 원전주가 속등한 데 국내 원전주도 연동돼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한수원은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 Ⅱ)와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앞으로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체코 원전 수주 실적을 조명했다. 그는 지난 11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시금석”이라며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 첨단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이 제21대 대선에서 승리하자 원전 산업이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에너지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공약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신정부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2040년 ‘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차전지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세액공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공유하는 ‘햇빛·바람 연금’을 확대하고 기후 에너지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기후에너지부’도 신설한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SMR 육성 등을 명시했다”며 “문재인 정권 때와 다른 점은 일방적인 탈원전을 지양하며 모든 에너지원에 대한 수용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 산업 재건과 유럽 각국의 탈원전 정책 폐지 등으로 원전주들의 상승 탄력은 강해질 전망이다.

    조민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대형 원자로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높은 초기 구축 비용과 긴 건설 기간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 SMR이 개발되고 있고 기존 폐쇄 원전의 재가동·건설 가속화가 함께 진행된다는 점에서 원자력 밸류체인 전반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2030년, 2050년과 같은 장기 타임라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 회귀’ 흐름은 중장기적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