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일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 진행반도체 위기극복 및 글로벌 시장 전망 초점대규모 M&A 힘 실리나 … 새정부와 협력 과제도 논의
  • ▲ 삼성 로고 ⓒ뉴데일리DB
    ▲ 삼성 로고 ⓒ뉴데일리DB
    반도체 사업 위기와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구상에 돌입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발 관세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합을 맞춰 투자와 고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17~19일 사흘간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해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에 각 부문장 주재 아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이 각각 주재에 나서 사업부문별,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을 세우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회의 핵심 내용을 따로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에까지 내용이 공유되는 연중 핵심 회의이다보니 사업부별로 막바지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반도체 사업에서의 위기극복 방안과 최근 시장 트렌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 회의는 이틀차인 오는 18일 열릴 예정이다.

    특히나 올 상반기에 삼성 반도체의 구심점인 D램 사업 위기가 시장점유율로 확인되면서 DS부문에 경쟁력 회복을 위한 더 강도 높은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D램은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뒤지면서 올 1분기 D램 시장 전체에서도 점유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줄 정도로 위기 상황이 표면화됐다.

    1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키우고 있는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의 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TSMC와의 격차를 벌린데 더해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와 지난 1분기 기준 점유율 격차가 7%대까지 좁혀지면서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경쟁력 회복과 향후 투자 계획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전사 차원에서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와의 합을 맞추기 위한 전략구상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은 "이번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회장이 약속한 내용에 더불어 내년 이후 삼성이 국내에서 투자와 고용으로 국가 경제에 얼마나 이바지할 것인지를 구상하는 큰 그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
    또한 이 회장이 언급한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실행 전략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AI와 반도체,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직접적으로 힘을 싣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을 이어가자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삼성은 지난달 글로벌 공조(HVAC) 전문 기업인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 4000억 원)에 인수했고 이에 앞서서는 오디오 전문 기업인 '마시모'를 3억 5000만 달러(약 4800억 원)에 인수하며 대규모 M&A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연초부터 삼성 같은 수출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른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또한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난 주말 미국 상무부가 철강 관련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안의 시행을 앞두고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가전 상당수를 관세 적용 품목에 채롭게 추가하면서 가전업체들의 리스크가 급부상했다.

    삼성은 미국에 가전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현지 생산 품목이 세탁기 등 일부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 적용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현지 공장에서도 미국산 철강을 써야 관세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미국산 철강 사용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가뜩이나 중국 가전 브랜드들과의 경쟁으로 경영 현실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철강 관세에 가전까지 연쇄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 삼성으로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 관련해 전략회의에서도 집중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