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삼성화재·DB손보 제외하면 밸류업 '미공시' 상태해약환급준비금 등 규제 완화에도 주주환원 움직임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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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유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증시 부양에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은행, 증권사 대부분이 밸류업을 공시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는 삼성화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여전히 공시조차 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 중 밸류업 공시를 한 곳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두 곳이다.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은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대선 이후 상법개정안 등이 부각되면서 보험업계도 조속히 밸류업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또한 금융당국도 각종 규제를 완화했지만 보험사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미온적이다.먼저 금융위원회는 이달 보험사의 자급여력비율(K-ICS)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24년 만에 하향했다.K-ICS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최근에 보험산업의 회계방식인 IFRS17이 새롭게 바뀌면서 보험사들은 보유해야 하는 보험금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에 K-ICS 비율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이에 K-ICS 비율이 기존 150%에서 130%로 완화되면서 보험사는 돈을 덜 들고 있어도 되게 됐다.K-ICS 뿐만 아니라 해약환급준비금도 완화될 예정이다. 해약환급준비금이란 고객이 보험을 중간에 그만둘 때 돌려줘야하는 돈을 미리 쌓아두는 '비상금' 개념이다.지난해 금융당국은 K-ICS가 양호한 보험사는 해약환급준비금을 80%만 쌓아둬도 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올해 기준으로 K-ICS가 190% 이상일 때 '양호하다'고 판단하는데, 금융당국이 20%p를 조정했고, 이젠 170%만 돼도 양호하다고 본다.즉 K-ICS가 170% 이상인 기업들은 해약환급준비금을 80%만 쌓아둘 수 있게 된 것이다.기준이 190%에서 170%로 완화되면서 삼성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라이프, KB손해보험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지난 1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K-ICS는 177.2%, 교보생명은 186.8%, 미래에셋생명은 183.3%, 신한라이프는 189.3%, KB손해보험은 182.2%였다. 이들은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면 해약환급준비금을 80%만 보유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묶인 돈이 줄어들어 배당 등에 여력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주주환원정책 수립 관련 공시를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다만, 삼성생명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3~4년에 걸쳐 50%까지 총 주주환원율을 확대할 계획이며, K-ICS가 180% 아래로 하락하더라도 150%를 상회할 경우 50%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