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최다 규모 바이오USA 한국관 운영 바이오기업, 신약·백신·AI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선봬 파이프라인·임상시험 모두 세계 상위권"신약 생태계로 경쟁력 강화해야 … 규제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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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USA에 차려진 한국관 부스 모습. ⓒ조희연 기자
"한국은 타깃 기전과 신약 등 파이프라인이 매우 다양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글로벌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이같이 말했다.1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USA 현장에서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관에 참가한 바이오 기업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약, 백신, 플랫폼, AI 기술 등 기술력를 내세우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에 나섰다.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관은 총 51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참가 기업 수(지난해 41곳)와 전시 면적 모두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바이오협회로부터 이용 가능한 최대 면적을 배정받았다.올해는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한국관에 폐쇄형 미팅룸을 마련했다. 개막 3일차인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350여건의 미팅이 진행됐다. 다만 각 부스마다 개방형 대화 공간이 있는 만큼 실제 미팅 건수는 이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기업별 IR 발표도 24건이 진행됐다.차백신연구소는 대상포진 예방백신과 함께 B형간염 백신의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등을 목표로 한국관에 부스를 차렸다. 회사는 유럽, 중동, 남미 기업을 위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30건이 넘는 미팅을 소화한다.차백신 연구소는 최근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CVI-VZV-001'의 국내 임상 1상 시험 톱라인 데이터에서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중에서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섰다"며 올해 3분기 중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뉴로핏도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 뉴로핏은 치매 치료제의 처방, 치료 효과 및 부작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를 선보였다. 뉴로핏은 이번 행사기간 25건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다.AI 및 디지털헬스는 올해 바이오USA에서의 주요 의제로 꼽힐 정도로 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뉴로핏도 참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문영준 뉴로핏 상무는 "부스를 지나가면서 관심을 가지고 방문해 주는 분들이 많고 AI 영상을 보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계속 있어 AI 분야에 관심이 크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한국관 밖에서는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가 3사 공동 부스를 꾸리며 그룹 차원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이중 에스티팜은 CRISPR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 진출과 신약으로 개발중인 HIV 치료제 STP0404와 대장암 치료제 STP1002 등을 홍보했다. CRISPR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질병의 원인을 고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는 분야다. 최근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신약개발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
- ▲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조희연 기자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의 파이프라인 수, 임상 건수는 글로벌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파이프라인 1300개 이상을 보유해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임상시험 건수는 총 664건으로 전 세계 6위를 기록했다.다만 그는 이러한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이승규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진 않을 것"이라며 "길어야 5년 정도 예상한다"고 밝혔다.이어 "한국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로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상태"라면서도 "일본이 과거와 달리 공격적인 기조로 성장하고 있으며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도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따라잡는 속도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그는 "결국은 신약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차손 규제 타파, 네거티브 규제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그럼에도 "한국관 부스 크기는 주최 측이 한 부스에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면적"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