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후 대비 40% 이상 상승세, 3년만에 최고가하정우 AI 수석 임명 등 AI정책 기대감 반영정책 불확실성·변동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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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암흑기를 거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새 정부의 AI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대선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대선 직전 18만6500원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26만9500원으로 45% 올랐다. 카카오도 5일 기준 4만4300원에서 20일 6만6600원으로 50% 상승했다. 해당 주가는 카카오 기준 2년, 네이버는 3년여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최근 3년여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수혜업종으로 분류됐지만, 일상으로 복귀한 이후 첨단 기술경쟁에서 빅테크 대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등의 계기는 이재명 정부가 앞서 공약을 통해 발표한 ‘모두의 AI’ 프로젝트와 100조원 규모 민관합동 투자 조성 계획 덕분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을 기반으로 한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대통령실에 직속 ‘AI디지털혁신처’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되며 힘이 실리고 있다.

    양사는 정부 AI 정책에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을 바탕으로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저변을 넓히고 있고, 카카오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공동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역량은 한국형 AI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과 연관된다.

    특히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 센터장이 새 정부의 초대 AI 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되면서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하 수석은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연구를 주도하는 등 네이버의 AI 중장기 선행기술 연구를 총괄해 왔다. 그간 정부를 상대로 산업진흥과 규제 완화와 관련된 목소리를 내는데도 앞장서 온 인물이다.

    하 수석 인선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소버린 AI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소버린 AI는 자체 LLM모델을 바탕으로 한 주권 개념을 강조한 것으로, 데이터센터와 인력 등 자체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에 힘이 실리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기존 화폐와 연동된 가치로 고정한 암호화폐를 의미하는 스테이블 코인도 주가 상승의 이유로 거론된다. 미국 상원의원은 앞서 17일(현지시간)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가 스테이블 코인의 유통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는 모습이다. 서비스 출시나 기술력 확보 등 내부 동력보다는 외부 정책 효과에 부응한 것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주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던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정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