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방공망, 이란 포화 앞에 한계 노출해고도별 계층 요격 가능한 한국형 통합 방공체계 주목UAE·사우디·이라크 등 중동 지역 수출 확대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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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이란 포화 공격에 한계를 드러내며, 한국이 추진 중인 통합 방공체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인접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국산 무기 체계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은 미국 핵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이날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20~30발로 추정되며,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텔아비브, 하이파, 카르멜 등 최소 10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이스라엘은 단거리 ‘아이언돔’, 중거리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 고고도 탄도탄 요격용 ‘애로우-2’, 대기권 외 요격용 ‘애로우-3’로 구성된 4단계 다층 방공망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발의 미사일과 드론이 동시에 투입된 포화 공격에는 한계를 보였다.특히 아이언돔은 저고도 로켓 및 드론 요격용 체계로, 통상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해왔지만, 수백 발 규모의 동시다발적 공격 앞에서는 체계 연동 지연, 요격탄 부족 등의 문제로 방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일각에서는 개별 무기체계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분산형 요격체계’가 복합 위협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분산형 체계는 각각의 요격무기가 서로 다른 지휘체계 아래 별도로 운용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 공격 상황에서는 정보 공유 지연, 요격 자산 중복 투입, 탄약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은 지휘·통제·통신·정보(C4I)를 기반으로 통합 방공체계를 개발 중이다. 위협 식별부터 요격 자산 배분, 탄약 관리까지 자동화된 실시간 조율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이를 통해 다수의 시험 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한 천궁을 비롯해 L-SAM, LAMD(저고도 요격체계) 등 고도별 요격 체계를 계층별로 통합 운용하고 있다.이러한 강점은 비정형 위협이 증가하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중동 국가들로부터 주목 받으며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한국은 2022년 UAE에 천궁-II를 수출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약 4.3조원 규모의 10개 포대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이라크와도 계약을 성사시켰다.가격 경쟁력도 수출 확대 요인 중 하나다. 애로우-2의 단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CEO는 100만 달러 이하라고 밝힌 바 있다.반면 유사한 고도에서 요격 능력을 갖춘 천궁-II는 이보다 낮은 단가로 생산·운용이 가능해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이 같은 체계 구축에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LIG넥스원은 C4I 기반 통합 요격체계 기술을 선도하며, 천궁-II·L-SAM 연동뿐 아니라 LAMD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회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AMD 개발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28년까지 총 4798억원을 투입해 체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이번 사업을 통해 ‘이스라엘 아이언돔’보다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한화시스템은 KAMD 작전센터(KAMDOC), 중앙방공통제소(MCRC), 방공 C2A 체계 등 상위 지휘통제체계와 무기 간 실시간 연동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표적 대공방어 솔루션 기업인 노스롭그루먼과 협력해, 레이다 및 통합 방공지휘통제 기술을 접목한 고도화된 방공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또한 한화시스템은 3km 거리의 무인기를 100% 명중시킨 레이저 기반 대공무기 ‘천광’을 실전에 배치해 저비용 보완 전력으로 방어체계를 정밀하게 고도화하고 있다.방산업계 관계자는 “완벽한 방어체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정된 자산으로 최대 방어 효과를 내며 적기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