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낮아져 안도중동 지나는 운송업계도 한숨 돌려산업부 "위기 대응 체제 유지"
  • ▲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화물선ⓒAP/뉴시스
    ▲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컨테이너선과 화물선ⓒ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 산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할 경우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고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는 만큼, 산업계는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지난 12일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란이 대응에 나서면서 보복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은 지난 21일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로 타격했다. 이에 이란은 이틀 뒤인 23일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개입과 함께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도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단기적으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에 따른 유가·운임 급등 우려가 커졌고,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 무역과 물류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현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하면서 산업계는 최악의 국면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은 껐다.

    우려가 완화되면서 급등했던 국제유가도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68.51달러로 전장 대비 7.2% 하락했다. 20일 종가와 비교하면 11.83% 떨어지며 급등세를 되돌렸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 가능성도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지난해 기준 71.5%에 달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된다. 실제 봉쇄가 현실화됐다면 공급 차질로 인한 유가 급등과 수급 불안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일단 안도하고 있다”며 “유가가 내린 것도 긍정적이지만,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운송업계 역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충돌이 장기화되면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데 조기 진정돼 다행”이라며 “환율 안정세가 이어진다면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관계자 역시 “선박 안전 우려가 있었지만 휴전 합의로 정상 운항이 가능해져 다행”이라면서도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만큼 정부 지원과 기업 차원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상황에 대응해 종합상황실과 분야별 비상대응반을 운영 중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만큼 실제 휴전 여부를 확인한 뒤 후속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기존 비상대책을 점검하고 신속 대응 체계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에너지, 무역, 공급망 등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