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기대에 가계대출 폭증 우려…주택시장 리스크 재확대 가능성""금융안정 종합적 고려 통화정책 완화 속도·폭 결정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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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5일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관련 설명회에서 "금리인하 기조로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시장 과열로 이어져 금융불균형을 확대시키지 않도록 정부 관계부처와의 정책 공조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한은이 사실상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접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최근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면서 주담대가 크게 늘었다.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경우 금융불안지수(FSI) 등 단기 금융안정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FSI는 지난달 중 20.7(주의단계)로 지난해 12월(19.8)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가계부채 리스크도 확대된 셈이다.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0.90으로 전년동기(0.76)와 전분기(0.7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2분기(1.01)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한은 관계자는 "주택시장 위험지수를 통해 평가한 서울지역 주택시장 금융불균형 위험은 2020~2021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다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부분별로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 중 완만하게 증가하다 지난 4월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며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됐다.기업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 등 영향으로 낮은 증가세, 연체율은 가계 및 기업 대출 모두에서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다소 저하됐지만, 복원력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금융기관 간 거래는 외환파생상품 거래 증가, 투자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한은은 향후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 하에서도 잠재 불안요인에 대응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는 △시장안정 노력 지속 △정책 공조를 통한 금융불균형 누증 방지 △기업부문 신용리스크 대응 강화 △금융기관 복원력 제고 등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이 부총재보는 "향후 발생 가능한 충격들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관리 강화를 통해 복원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 완화의 속도와 폭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