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살아난 소비심리에 단거리 여행객 기대감까지 ↑숙박·레저업계 "기대 반 우려 반""국내 여행객 늘겠지만 … 노동집약적인 산업 특성상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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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최신혜 기자
대한민국 노동 체계가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주 4.5일제’, 즉 주 48시간 근무제는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을 넘어 일과 삶의 균형, 생산성 재편과 고용 구조 변화 등 전방위적 영향을 예고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5년, 다시 한번 ‘노동의 기준’에 대한 이견이 커지면서 유통업계 역시 직간접적인 여파 앞에 서게 됐다. 이에 뉴데일리는 유통 전반의 목소리와 반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주 4.5일 근무제(이하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하면서 여행·숙박·레저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업계는 유휴시간 증가에 따라 단거리 여행에 나서는 관광객들이 늘 것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동시에, 추가 인력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우려 중이기도 하다.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 4.5일제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큰 기대를 표하는 업종은 여행사다.업계는 주 4.5일제 도입이 단기 여행 수요 급증과 해외여행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실제 2011년 5인 이하 사업장까지 주5일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전례가 있다.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총 출국자 수(승무원 제외) 통계에 따르면 출국자 수는 2010년 1142만9271명에서 주5일제 본격 시행 후인 2011년 1155만9690명, 2012년 1247만4142명, 2013년 1352만539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한 국내여행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금요일에 출발하는 여행 상품이 있었으나,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2박4일 형태의 홍콩·마카오, 중국 상해 정도 상품이 대부분이었고 일본의 경우 거의 없었다"며 "주 4.5일제가 자리잡으면 국내를 포함해 3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 단거리 여행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여행업계는 특히 주 4.5일제 도입으로 짧게 자주 여행을 떠나는 MZ세대 여행객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 관계자는 "MZ세대 수요를 겨냥한 테마 상품을 늘리거나 자유여행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 4.5일제 도입이 업계에 희소식임은 분명하다"고 했다.정치적 불안요소 해소 등으로 차차 회복 중인 소비심리도 주 4.5일제 도입 추진과 함께 여행업계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우리나라 소비자 심리지수는 101.8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 88.2까지 지수가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다.특히 여행비 지출전망지수도 지난 1월 88에서 5월 95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
- ▲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계는 이용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경영 어려움을 우려 중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인천의 한 특급호텔 로비ⓒ최신혜 기자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계에서는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표하는 중이다. 국내 단거리 여행객이 증가해 업장 매출이 늘 가능성이 높지만, 산업 자체가 노동집약적이기에 추가채용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주 4.5일제 도입이 여행과 여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가까운 도심이나 휴양지에서 금요일부터 2박3일 일정의 짧고 깊이 있는 휴식을 찾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에 따라 주중 단기 투숙 패턴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다른 호텔 관계자는 "이용객 증가로 인한 매출 신장 기대감보다,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한숨 쉬었다.그는 "호텔은 매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365일, 24시간 서비스를 하다보니 일부 직업군의 경우 3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근무일수가 줄게 되면 그를 메우는 인력을 추가채용해야 하지만 대면서비스를 선호하지 않는 요즘 분위기에 채용자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정오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주 4.5일제로 인해 휴무일이 증가하게 되면 국내여행이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호텔 투숙객이 증가해 매출상승 기대감이 있는 한편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타 산업 대비 2~3배 수준인 인건비(매출액 대비 인건비율)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테마파크 역시 이용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보다 인건비 등 경영 어려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테마파크는 대규모 업장을 운영하기 위해 상시직, 단기상시직, 주말직, 파트직 등을 대거 고용 중인데 주 4.5일제가 도입될 경우 채용인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국내 한 대형 테마파크 관계자는 "휴일이 늘어나 이용객이 증가하면 좋겠지만 운영하는 측면에서 보면 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 등) 비용 지출 관련 부담이 커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주 4.5일제 도입은 단기 국내여행 수요를 늘리고, 주말 집중 현상을 분산시켜 워라밸과 조직 만족도 제고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소 숙박업체 및 소규모 여행사는 인력 구조상 탄력적 대응이 어려울 수 있어, 디지털 전환과 탄력근무제를 통한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